여소야대 지형에서 민생.개혁 과제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느때 못지 않은 중진 의원들의 치열한 전쟁을 예고 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외관상 3파전이지만, 실제로는 김태년 의원의 우세 속 이인영.노웅래 의원의 추격하고 있는 '안갯속' 선거라는 평이 많다.
애초 문재인 정부 초기 2년동안 정책위 의장을 맡았던 김태년 전 정책위 의장(3선)의 강세 속에 원내대표 선거에 3번째 도전하는 노웅래 의원(3선)의 양자 대결 구도였다.
하지만 최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등의 지지를 받는 이인영 의원(3선)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면서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3파전 혼전 양상이 됐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이 여당 의원들 128명의 30~40%의 확실한 지지층이 있는 가운데 친소관계 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중도, 소장파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선거 당일까지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 의원이 이해찬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당내 권력의 쏠림현상에 대한 막판 견제심리도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까지 생기는 원내대표…왜 뛰어들까?
이같은 3파전의 치열한 물밑 경쟁에 원내대표 선거에 이토록 매달리는 이유에도 자연히 관심이 쏠린다.
현재 재임 중인 홍영표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구도에서 3당 교섭단체의 의견까지 조율해야하는 상황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원형탈모까지 왔다고 한다. 지난해 예산정국이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최장으로 길어진 모습만 봐도 복잡한 구도를 짐작케 한다.
게다가 이번 원내대표의 경우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총선 공천권과 선거 승패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잘해야 본전인 "욕을 많이 먹을 자리"로 꼽힌다.
스트레스성 탈모가 도질 정도로 힘겹고,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인 여당 원내대표에 왜 3선의 중진의원들은 이토록 치열하게 달려들까.
한마디로 고통만큼 영광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가 힘겨운 자리지만 그만큼 정치적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번 5월에 당선 될 원내대표 자리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총선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만큼 원내 협상력과 성과에 따라 적지 않은 정치적 상처를 받을수도 있지만, 당의 운명을 결정할 내년 총선에 대한 절대적 영향력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선거전에 뛰어든 김태년, 이인영, 노웅래 의원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김 의원의 경우 2년간의 정책위 의장을 맡았지만, 선출직이 아니란 점에서 태생적으로 원내대표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원내대표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또 3선의 다선의원으로서 원내대표가 되고 나면 자신의 공천권은 물론 자신과 함께하는 일부 의원들의 공천권도 어느정도는 자동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도 원내대표 선거에 치열하게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다음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은 한 마디로 공천"이라며 "공천과 총선을 누가 믿음직스럽게 책임져 줄 것인지에 달린 선거"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