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세안, 평화가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모범"

"아세안과 한국은 마음이 통하는 친구"
"큰 잠재력 가진 아세안…협력 지속 추진"
"함께 손 잡으면, 경험한적 없는 행복과 번영, 평화 누릴 것"
아세안에서 두차례 북미정상회담…한반도 평화 성원 당부

문재인 대통령.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동남아 3국(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을 앞두고, 현지 유력 언론 '아시아 뉴스 네트워크(ANN, Asia News Network)'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을 실천하며, 평화가 곧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모범을 아세안이 보여주고 있다"며 "아세안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을 해체하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아세안에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세안이 앞장서 평화와 공존의 아시아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의 여정에 함께해 준 아세안 국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휴가철이면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고, 아세안 지역에서 케이팝이 열풍을 일으키고 전자제품·화장품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아세안과 한국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지역이 인구 6억 4천만 명, GDP 2조 7천억 달러의 거대한 시장이면서, 중위연령 30세, 연 5% 성장의 큰 잠재력을 가졌다면서 향후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이 손잡을 때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행복과 번영,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
다음 주에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합니다.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아세안을 방문하게 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곧 만나게 될 아세안 친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이 보내는 따뜻한 우정의 인사를 건넵니다.

아세안을 생각할 때마다 나를 키우고 성장시킨 바다가 떠오릅니다. 나는 대한민국 최대의 항구 도시인 부산에서 자랐습니다. 우리 가족은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이었는데, 형편이 어려웠던 우리를 받아준 것은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포용과 이해였습니다. 아무리 태풍이 몰아치고 파도가 거세어도, 함께 힘을 모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도 바다 사람들로부터 배웠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은 대부분 바다에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바다에서 오는 무한한 지혜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세안의 개방성과 포용성은 아주 놀랍습니다. 다양한 종교와 사상, 문명이 서로를 존중하며,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경제 수준과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지만, 동등한 참여와 기회를 보장하는 ‘아세안 웨이’를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아세안인의 통합과 상생을 향한 노력은 지역 안정과 평화도 일궈냈습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을 해체하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아세안에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아세안이 앞장서 평화와 공존의 아시아 시대를 열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 중심의 성장을 추구하는 아세안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공동체로 성장했습니다. 인구 6억4천만 명, GDP 2조7천억 달러의 거대한 시장이면서, 중위연령 30세, 연 5% 성장의 잠재력을 자랑합니다. 전세계가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을 실천하며, 평화가 곧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모범을 아세안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세안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도 개방과 포용, 혁신이라는 DNA가 있습니다. 나는 공통점이 많은 아세안과 한국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최적의 동반자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협력의 성과를 극대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한 우정을 나누어 왔습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움을 잘 알기에 상대가 위기에 처할 때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보냈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세안 국가들은 군대를 파병해 함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웠습니다. 아시아 전체가 외환위기로 휘청거렸을 때도 함께 극복해냈습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이입니다. 한국인들은 동남아 음식을 즐겨 먹고, 휴가철이 되면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떠납니다. 2017년 9월에는 내 고향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세안을 좀 더 알고, 친해지고자 하는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세안에서도 케이팝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전자제품과 화장품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하니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우리는 더 풍요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아세안 정상들과 나는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핵심 키워드로 하는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의 비전을 실현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담아 ‘신남방정책’을 천명하고, 범부처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최근에는 협력의 성과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상호방문객이 사상 최초로 1,000만 명을 돌파했고, 상호교역액은 역대 최고치인 1,600억 불을 기록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협력은 첨단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교통, 에너지, 방산 등 분야에서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우리의 협력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 강화에도 건설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한국과 아세안이 대화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올해 말 한국에서 개최됩니다.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라는 미래비전이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이 손잡을 때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행복과 번영,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한반도에 평화와 화합의 기운을 전해 준 아세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평화를 간절히 염원해온 한국인들은 아세안이 보여준 우정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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