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전원위원회는 6일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은 국가 폭력으로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 박탈, 사회적 멸시와 차별 등을 거쳐 현재까지도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인혁당 사건에 대해 지난 2002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진상 규명을 시작했고, 2005년 국가정보원 역시 "중앙정보부와 검찰, 법원 등 국가 체계 전체가 가동돼 발생한 피해"로 결론지었다.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국가 차원의 빠르고 적절한 배상이 있어야 한다는 발표도 이어졌고, "8명의 사형수에 대한 재심에서도 인혁당 사건은 국가폭력과 사법절차 남용에 의한 위법행위였다는 게 확인됐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국가 후속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비판했다.
"적극적인 구제는커녕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 받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소멸시효와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대한 항변으로 맞섰고, 대법원마저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국가가 법원의 판결을 이유로 구제 책임을 외면한 채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가하는 상황은 올바른 반성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4‧9통일평화재단이 제기한 "대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는 진정에는 "재판은 국가위원회법상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4‧9통일평화재단은 "대통령이 인권위의 판단을 받아들여 적절한 절차를 통해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압류, 강제경매 등 반환금 환수 조치를 즉각 취소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