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결과물은 없지만 긍정적 해석과 전망을 내놓으며 북미회담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 정부 여당의 대북정책은 '사기'라며 각을 세우며, 정권 힘빼기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주요 국정의 핵심 원동력으로 활용해 온 만큼 이번 기회를 공격의 주요 포인트를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5일 외교부 강경화와 통일부 조명균 장관, 국정원 서훈 원장 등 정부 외교 안보라인을 국회로 총출동 시켰다. 북미회담 결렬의 내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으며 상황 파악을 하는 등 여파에 당도 고심에 들어간 모습이다.
강 장관과 조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북미간 핵심쟁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보다 쟁점을 명확히 했다는 것도 의미있는 회담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양 정상의 신뢰와 대화 모멘텀을 확인한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정부 여당의 성과로 비춰질 것이고, 반면 발목잡기를 한 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회담이 빈손으로 마무리되자, 비핵화는 물론 국정 동력을 잃고 지지율도 떨어지는 악재로 작용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회담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한국당과 지지율과 다시 한 자리로 좁혀지기도 해, 북미회담 결과까지 반영되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북미협상이 결렬되면서 당이 좋을 게 하나 없다"며 "만약 잘 됐으면 당 지지율이 탄력받았겠지만 지금은 반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이기회를 놓칠 세라, 북미회담 결렬 후 정부 여당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미회담 결렬 이후 당차원에서 북핵외교안보특위 회의를 열어 비판한 데 이어 이날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는 곧 사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북미회담의 최대 루저는 문 대통령이라는데 여전히 희망사항에 매달리고 있다"고 강한 발언을 쏟아 내기도 했다.
여야의 합의로 국회가 열리면서 국방과 외교통일, 정보위원회 등 대북.안보 관련 상임위에서 뜨거운 논쟁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된 3월 국회 일정에서 20일로 예고된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북미회담 결렬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는 극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북미 양국 사이에 협상 결렬에 대한 이견이 크고, 추가 핵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야당으로서는 안보 무능 정권 프레임을 씌울 태세다.
하지만 북미 회담의 성과여부가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에 달린 대외 변수란 점에서 야당의 공세도 큰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