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국민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의 3·1절 100주년 기념 행사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에 앞서 3·1절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에서 중구 대한문으로 이어지는 사전 행진도 가졌다.
아이들에게 '치열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여주고픈 부모들은 이른 오전부터 바리바리 태극기를 챙겨 들고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엔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솟구치는 상황에도 1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오전 11시에 열리는 100주년 기념행사를 보러 나섰다.
10살 안팎의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날 광장에서 조금은 어설프더라도 '3‧1운동 100주년'에 대한 기억을 남기길 바랐다.
9살, 8살 연년생 두 아들을 양손에 데리고 붐비는 광장에 나선 정석균(44)씨는 이날을 "내 생에도, 아이들 생에도 한 번뿐일지 모를 경사"라고 말했다.
정씨는 "우리가 오늘 여기 있었다고 사진이라도 찍어놓고 나중에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김경수(41)씨네 6살, 5살 두 자녀는 이날을 '만세, 만세 했던 날'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군소리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꼼꼼히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김씨는 "아이들한테 좋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며 "일제강점기 치하에서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열심히 독립운동을 했는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초등학교 같은 반을 하면서 딸과 친해진 3명의 다른 아이들, 엄마들과 함께였다.
광장 좌우 건물에 내걸린 태극기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설명해주던 강씨는 "다른 3‧1절 같았으면 태극기만 걸고 말았을 것 같은데, 오늘은 특별히 직접 바깥으로 나왔다"며 "다 같이 만세삼창이라도 해보면서 의미를 새겨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마 기연선(40)씨의 손을 잡고 인천에서부터 온 이희수(9)양은 "여기엔 세종대왕상 같은 위인들의 동상들이 있어서 좋다"면서 "우리를 하늘에서 보면서 '열심히 운동해주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광판에서 '만세,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지면 아이들은 잠시 부모님의 손을 놓고 짧은 팔을 번쩍 들어 함께 '만세, 만세'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서울 탑골공원에선 오후 3시 6‧15 남측위 청년학생본부의 100주년 기념 공동행사가 시작된다.
이밖에도 오후 12시 소공동 환구단 앞에서 광복회의 '3·1절 100주년 기념 민족 집회', 오후 1시 중학동 소녀상 앞에서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의 '3·1정신 계승과 일본 정부 규탄 집회‧행진' 등이 이어진다.
보수단체의 기념행사와 집회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