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국은 2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2019 아나운서국 미디어데이'를 열고 'MBC 아나운서 리브랜딩' 계획을 밝혔다. MBC 아나운서국은 올해 △사진집 발간 △뉴미디어 콘텐츠 참여 확대 △각계각층과 함께 하는 낭독회 개최 △북한 언어를 소개하는 <겨레말 나들이> 방송 등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영역으로 활동을 넓히는 것은 물론이고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리브랜딩'은 지상파의 위기와도 연관이 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가 채널을 독점하던 때에는 MBC가 가지는 위상도 높았고 한 개 프로그램이 갖는 영향력도 높았다. 이에 아나운서가 한두 개 프로그램에만 출연해도 인지도가 올라갔다.
그러나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채널이 등장함에 따라 아나운서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도 심화됐다. 또한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인플루언서(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까지 등장하며 아나운서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상황이다.
행사에 참석한 손정은 아나운서는 "요즘은 한두 개 프로그램의 MC를 맡거나 뉴스 앵커를 해도 예전만큼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이를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만으로 볼 수 없었다"며 "아나운서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나운서가 기존 방송에서처럼 기능적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MBC 아나운서들은 △임아나 채널(임현주 아나운서) △수즈수즈 월드(김수지 아나운서) △솜디랑 놀아요(강다솜 아나운서) △서인의 서담서담(서인 아나운서) 등 개인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새로운 역할에 대한 시도뿐 아니라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 공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기획도 진행 중이다. MBC는 올해 상반기 특집으로 <우리말 나들이> '겨레말을 찾아서'를 통해 북한말과 우리말을 비교·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는 박창현 아나운서는 "분단 길어진 상황에서 언어 간극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든 방송"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신동진 아나운서는 "'뭔가 해보자'는 열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예전만큼 지상파가 많은 영향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MBC 안에서 최대한 역할을 모색하고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