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랑카위 여행을 다녀왔거나 갈 예정인 고객들이 한 한인 여행사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수법은 현지에서 호텔 보증금을 빼돌리거나, 미리 지급한 항공권 금액을 가로채는 등 다양했다.
피해자 A씨는 19일 CBS노컷뉴스에 "올해 설날 6명의 어른들과 2명의 3살 아이, 5살 아이와 함께 4박 6일 일정 중 랑카위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 중 M사가 2종류의 호텔 예약과 골프, 요트 투어 예약을 대행할 수 있다고 해 지난해 9월 180만 원을 주고 투어 호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4박 6일간 9명의 해외 여행경비 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에 가보니 상황은 달랐다.
여행사는 별도의 금액을 요구했다. 호텔 추가 숙박료와 보증금이었다.
6410링깃, 우리돈 177만 원 정도의 현금을 받아간 뒤 돌려주기로 했지만, '사고가 났다' 등과 같은 석연치 않은 핑계로 남은 여행일정 내내 차일피일 금액 반환을 미뤘다고 한다.
개운치 않게 귀국한 A씨는 여행사 측에 보증금과 숙박비 반환을 계속 요구했다. 하지만 돌려주겠다는 카톡 메시지 약속과 달리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는 지난 10월 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해당 업체에게 보내고 항공권 예약을 맡겼지만, 결국 예정된 올해 1월 출국을 못했다.
지급된 금액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 업체에게 1년 가까이 보증금을 받지 못한 고객도 있었다. 현지에서 신혼사진 촬영을 맡겼다가 환불받지 못한 신혼부부 또한 나왔다.
그때마다 M사 측은 '여권이 만료돼 국내 은행에 송금을 못하고 있다', '돌려주겠다', '사고가 났다' 등의 핑계만을 댔다고 한다.
C업체는 지난해 9월 M사 측을 통해 코타키나바루, 쿠알라룸푸르 등의 지상 행사를 의뢰하고 예약을 했지만, 공항 미팅, 호텔 예약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000만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물기도 했다.
M사는 '최마리'라는 가명으로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라오스, 태국에서도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이 업체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M사 측의 카카오톡 ID는 삭제됐으며 홈페이지에 나온 번호로 통화를 시도해도 없는 번호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M사가 운영했던 인터넷 카페 또한 '2019년 2월 23일에 폐쇄 된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M사와 협업해 온 국내 다른 여행사 측에 기자가 연락을 취해보니 "지난 10월 계약이 종료됐다"고 선을 그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피해 신고를 접수한 상황.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2000만 원 이상에 달한다.
피해 상황이 확산되자, 말레이시아 관광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관광청 한국 사무소 측은 지난 18일 현지 본청과 랑카위개발청(LADA) 측에 M사에 대한 조사 및 긴급업무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태국관광청 한국사무소, 라오스 관광청, 캄보디아 관광청 등에 M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경찰청과 논의를 진행한 랑카위 개발청 측에서 공식 수사를 위해 피해 사례를 세부적으로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