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는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2032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후보 도시로 서울을 선정했다. 부산은 이날 회의를 앞두고 서울과 공동 유치를 전격 제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유효표 49표 중 과반수 이상인 34표를 얻은 서울 특별시가 부산을 제쳤다.
이로써 서울은 1988년 한국 최초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44년 만에 대회 유치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2032년 대회는 평양시와 함께 공동 개최하게 된다. 유치 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거치지만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후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13일 스위스 로잔으로 출국해 15일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함께 IOC 본부를 방문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유치의향서를 전달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도 함께 한다.
서울-평양은 호주 브리즈번, 중국 상하이 외에도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 유치전을 펼칠 전망이다. 올림픽 개최지는 통상 7년 전에 결정되지만 2024년 파리, 2028년 LA 대회가 동시 발표된 최근 총회 결과에 따라 2032년 대회도 그에 앞서 결정될 수 있다. 남북 체육계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한반도 평화 무드에 힘입어 공동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체육회 유치 도시 선정 평가위는 이미 지난달 23~25일 두 도시의 현장 실사를 마쳤다. 이후 지난달 31일 체육회 이사회에 실사 결과를 보고했고, 이날 총회에서 유치 도시가 결정됐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의 상징성과 북한 평양시와 공동 개최에 걸맞은 위상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인구 1000만 명에 수도권까지 2000만 명이 넘는 흥행의 발판도 선정 이유가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북한의 수도인 평양과 격이 맞는 서울이 후보 도시가 될 수밖에 없고 평양, 인천국제공항과 거리 등에서 위치가 적합하다"며 대세론을 강조했다. 또 서울시는 평양과 함께 개, 폐회식을 동시에 개최하겠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부산은 2002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이어 첫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는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약점을 부산이 해소해줄 수 있다"고 역설했지만 체육회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