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금연 다짐 성공 여부 '魔의 2월'에 달렸다

1월 금연클리닉 등록 연중 최다…"중도 포기자 2월부터 증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최모(31)씨는 지난달 새해를 맞아 굳은 마음으로 금연을 다짐했다.

인근 보건소를 찾아 금연클리닉에 등록하고 금연 보조제를 사용하면서 흡연 욕구를 억눌렀다.

금연클리닉에서는 최대 12주 분량의 니코틴 보조제(패치, 껌), 지압기, 치약·칫솔, 구강청결제 등을 지급하고, 6개월간 9차례가량 상담하면서 금연을 독려한다. 비용은 물론 무료다.

하지만 최씨의 금연은 지난 7일 저녁 회식 자리에서 깨졌다. 술에 취해 다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것이다.

직장인인 최씨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 스트레스가 쌓여 담배 생각이 절실해진다"며 "술에 취해 담배를 피우긴 했지만, 2월 안으로 금연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마다 1월이면 평소보다 많은 흡연자가 금연클리닉을 찾는다.

9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4만754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2월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전달대비 62% 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해 2만5천500명에 머물렀다.

새해를 맞아 높은 금연 의지를 보이지만,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난 뒤 금연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청주 상당구보건소에는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금연을 다짐하며 금연클리닉에 신규 등록한 사람은 총 120명이다.

이달 들어 중단자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현재 10명이 금연을 중도 포기했다.

지난해 1월 이 보건소에는 총 48명이 신규로 금연클리닉에 등록했는데, 6개월간 금연을 유지한 사람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상당구보건소 건강증진팀 관계자는 "새해 금연을 목표로 새운 사람들에게는 2월이 성패를 가르는 '마(魔)의 시기'"라며 "의지가 약해지고 흡연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도 이때부터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보건소별 금연 도전자 관리기간은 6개월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 소변 검사 때 니코틴 반응이 '음성'으로 나오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판정한다.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는 사람은 전화로 물어 "담배를 안 피운다"고 대답해도 성공한 것으로 통계를 잡는다.

지난해 전국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36만8천274명이다. 6개월 금연 성공률은 37.1%로 집계됐다.

새해 다짐한 금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담배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강조했다.

개발원 관계자는 "주변에 담배와 연관된 흔적을 없애고 흡연 장소를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변 사람 중에 금연을 응원하고 도와줄 수 있는 '금연 도우미'를 만들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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