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9월, 카카오페이가 국내 첫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뒤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폐지를 기점으로 간편결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건수 187만2천 건, 이용금액 566만5200만 원이었던 간편결제 시장은 1년 만에 하루 평균 이용건수 362만7천명, 이용금액 1174억2천만 원 시장으로 확대됐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이용액은 2016년 11조8천억 원에서 2017년 39조9천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6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간편결제 시장, '페이4강' 확립 뒤에도 영토 확장戰 계속
가파른 성장세 속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미온적이었던 금융기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까지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에 이미 안착한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 등 이른바 '페이4강'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휴사 확대 및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으로 이용자수 추가 확보에 열을 올리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삼성페이는 적과의 동침을 통해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페이가 장착된 삼성전자 단말기 사용자들만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는 페이코 어플리케이션만 깔면 단말기 기종에 상관없이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사 격인 금융사들과 제휴 확대도 진행중이다.
네이버페이는 네이퍼쇼핑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하는 혜택 등으로 네이버페이를 경험해보지 않은 네이버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 홈페이지 가입 등 없이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소호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구매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투자서비스와 청구서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현금경품을 포함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이용자 유인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또 중국과 일본 등에 광범위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손잡고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법이 정비되는 올해 상반기부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당장 수익은 없지만 플랫폼에 잠재적 기회·수익 무궁무진
이용자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실상 ICT기업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당장 거둬들이는 수익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프라 및 운용 인력 등 투입되는 자원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측은 "간편결제 서비스로 얻는 수익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당초 삼성전자 단말기와 네이버, 카카오톡 등 자사의 주력 상품.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만큼 당장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서비스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 및 제공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ICT 업체들이 가입자 수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일종에 플랫폼이 향후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페이(가입자수 1040만명) ▲네이버페이(2600만명) ▲카카오페이(2600만명) ▲페이코(800만명) 등 경제활동인구(2758만명)에 육박하는 각사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는 향후 어떤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 ICT기업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자에게 직접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형식의 수익사업은 계획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서비스 제공을 얻는 수익은 없다"며 "하지만 보험‧카드 중개 등을 통해 금융사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 등 현재 진행 중인 수익사업은 물론 향후 확보한 광범위한 사용자 풀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ICT기업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은행이나 온라인유통 등 신규 사업에 수월하게 진입하는 사례를 보면 '국민메신저'라는 플랫폼 확보가 신사업 진입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며 "간편결제 시장이 4강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아직은 간편결제 보다 기존 금융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당분간은 최대한 많은 헤비유저(서비스 이용빈도가 높은 고객)를 확보하며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