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업, '○○페이' 영토확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당장 수익 미미하지만 이용자DB가 갖는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

2018년 상반기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추이(출처=한국은행 '2018년 2/4분기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보고서)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장은 거둬들이는 수익은 미미하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영토 확장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4년 9월, 카카오페이가 국내 첫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뒤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폐지를 기점으로 간편결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건수 187만2천 건, 이용금액 566만5200만 원이었던 간편결제 시장은 1년 만에 하루 평균 이용건수 362만7천명, 이용금액 1174억2천만 원 시장으로 확대됐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이용액은 2016년 11조8천억 원에서 2017년 39조9천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6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간편결제 시장, '페이4강' 확립 뒤에도 영토 확장戰 계속

가파른 성장세 속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미온적이었던 금융기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까지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에 이미 안착한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 등 이른바 '페이4강'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휴사 확대 및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으로 이용자수 추가 확보에 열을 올리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삼성페이는 적과의 동침을 통해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페이가 장착된 삼성전자 단말기 사용자들만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는 페이코 어플리케이션만 깔면 단말기 기종에 상관없이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사 격인 금융사들과 제휴 확대도 진행중이다.

네이버페이는 네이퍼쇼핑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하는 혜택 등으로 네이버페이를 경험해보지 않은 네이버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 홈페이지 가입 등 없이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소호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구매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투자서비스와 청구서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현금경품을 포함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이용자 유인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또 중국과 일본 등에 광범위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손잡고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법이 정비되는 올해 상반기부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당장 수익은 없지만 플랫폼에 잠재적 기회·수익 무궁무진

이용자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실상 ICT기업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당장 거둬들이는 수익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프라 및 운용 인력 등 투입되는 자원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측은 "간편결제 서비스로 얻는 수익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당초 삼성전자 단말기와 네이버, 카카오톡 등 자사의 주력 상품.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만큼 당장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서비스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 및 제공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ICT 업체들이 가입자 수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일종에 플랫폼이 향후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페이(가입자수 1040만명) ▲네이버페이(2600만명) ▲카카오페이(2600만명) ▲페이코(800만명) 등 경제활동인구(2758만명)에 육박하는 각사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는 향후 어떤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 ICT기업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자에게 직접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형식의 수익사업은 계획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서비스 제공을 얻는 수익은 없다"며 "하지만 보험‧카드 중개 등을 통해 금융사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 등 현재 진행 중인 수익사업은 물론 향후 확보한 광범위한 사용자 풀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ICT기업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은행이나 온라인유통 등 신규 사업에 수월하게 진입하는 사례를 보면 '국민메신저'라는 플랫폼 확보가 신사업 진입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며 "간편결제 시장이 4강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아직은 간편결제 보다 기존 금융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당분간은 최대한 많은 헤비유저(서비스 이용빈도가 높은 고객)를 확보하며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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