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의 박물관-조카의 숙박업소… 어떻게 다른가

손혜원, 7억 재단에 기부해 나전칠기 박물관 계획...투기로 보기 어려워
조카의 게스트하우스는 국고지원 간접혜택 "공익보다 사익" 비판 나와
손측 "박물관 뿐아니라 재단도 기증 계획"..."조카관련 비판 겸허히 수용"

손혜원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목포 구도심에 대한 투기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박인 쳇바퀴처럼 며칠째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손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에 개입하고 손 의원의 아버지 건국훈장 특혜 의혹까지 보도되고 있다. 손 의원을 겨냥한 쪽지 예산 의혹까지 나왔지만,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공식 예산이라고 밝혔다.

전 재산과 의원직, 심지어 목숨까지 걸겠다는 손 의원은 18일 검찰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물론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 관련 조합과 중흥건설이 같이 검찰조사에 응한다면"이라고 조건을 단 뒤 "SBS 취재팀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서산온금지구는 손 의원의 반대로 아파트 개발이 중단됐고, 손 의원 측은 이 때문에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는 의심하고 있다.

투기 논란은 양측의 주장이 어지럽게 맞부딪히며 신경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우선 가장 큰 쟁점인 투기여부를 살펴보자. 고려할 부분이 두가지다. 여론의 관심은 왜 손 의원이 문화재로 등록된 목포 문화재 거리에 있는 건물.토지를 무더기(14필지)도 사들였는냐다.

다주택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을 보면 손 의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충분히 가능하다.

더군다나 이곳이 문화재 거리로 정비되고 관광지로 활성화되면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기대감에 가격이 일부 오르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성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하지만 투기 여부를 따질 때 중요한 것은 부동산의 용도다. 같은 다주택자라도 실거주자라면 투기라는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이 이 때문이다.

손 의원은 부지 매입을 시작한 2017년부터 부동산 용도를 나전칠기 박물관 부지라고 수차례 밝혀왔다. 또 자신이 수집한 나전칠기도 이곳에 전시하기로 하고 기증하겠다고 했다. 부지 매입은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을 통해서다.

손 의원은 목포를 위해 '사재를 털었는데'라며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재단에 7억원 상당의 돈을 기부한 것이어서 손 의원은 이익을 얻기 위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은 이에 반대했다고 한다.

손 의원은 "제 친구 중에 아버지로부터 박물관을 물려받은 친구가 있는데 정말 멍에다"며 "일년에 몇 십억씩 들어가는데 팔지도 못하고 관리에 돈 많이 들고 지자체 도움도 얼마 안된다"고 했다.

사설 박물관은 열악한 환경에 문을 닫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손 의원이 어떤 식으로 박물관을 짓고 수익모델을 삼을지 등을 지켜봐야겠지만, 박물관 부지 매입을 부동산 투기로 규정하기는 건 성급하다.


박물관 뿐 아니라 문화재단 자체도 향후 기증할 계획이라고 손 의원 측은 밝혔다.

그렇다면 조카 두 명에게 사준 건물은 어떻게 봐야 할까. 손 의원이 두 조카에게 1억원씩을 증여하며, 주택매입을 주도했다는 점에선 이론이 없다.

여기도 한 명의 조카가 실제 게스트하우스(창성장)를 운영하며 살고 있고, 남동생과 이혼한 올케가 내려가 거주하고 있다. 군대 있는 조카도 제대후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명 의혹이 일었지만 손 의원은 절대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차명 의혹은 논외로 하더라도 두 조카가 얻을 경제적 이득은 시비를 가리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손 의원이 자신은 수익성이 없는 박물관을 위한 건물 등을 매입했다고 하더라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조카는 상황이 다르다.

손 의원은 "아직 수익을 내려면 멀었다. 한달에 몇 십만원씩 집어넣어야 인건비가 되는 상황인데 저는 앞으로 1~2년 있으면 잘 될거고..."라고 전망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지역이 활기를 띠면 게스트하우스가 수익을 낼수 있다고 본 것이다.

손 의원이 경제 사정이 어려운 두 조카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조카 문제에 한해서 보면 경제적 이익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통해 조카의 숙박업소를 홍보했고, 본인이 이곳에 국고를 지원이 이뤄지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조카들은 손 의원의 현금 지원 뿐아니라 국고 지원의 직간접적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선 공익적 의도 못지않게 사익도 고려된 측면이 강해 보인다. 손 의원 측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젊은 예술인들을 끌어들이려 했는데 여의치 않아 조카들에게 권유했다고 하지만, 경제적 이익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 의원 측은 "진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생각했다면 조카들에게 수도권 아파트를 전세끼고 사주는 게 훨씬 낫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판은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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