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비장애인 체육계에서 성과 관련한 비위가 드러난 상황에서 장애인 체육계 역시 이 같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에 인권이나 권익이 연계되는 만큼 더 큰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장애인 체육계에서 발생한 성폭력 관련 문제는 총 7회다. 과연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어떻게 대응했고, 앞으로 어떤 예방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이현옥 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장은 1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장애인체육은 (성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심각하고 예민한 문제일수록 정공법이 맞았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장애인체육계에서는 장애인 비하가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였다. 여기에 비장애인 체육에서 활동하다 장애인 체육으로 온 지도자나 중도장애로 장애인 운동선수가 된 이들이 체벌 또는 언어 폭력 등의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장애인 모욕이나 비하 등이 문제 발생의 뿌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장애인체육계에서 발생한 (성)폭력의 피해자는 자신이 속한 종목의 연맹이 아닌 장애인체육회가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장애인체육회는 연맹 자율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해당 연맹에 우선 자체 조사와 징계를 명령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직권조사에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이 센터장은 “워낙 예민한 문제인데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이 추가되는 만큼 감성적인 디테일이 필요하다”면서 “지도자 수급이 어려워 비장애인 체육계에서 넘어온 지도자의 ‘장애 감수성’이 부족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비장애인 지도자가 장애인 선수를 지도할 때 필요한 에티켓도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의 사무실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체육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원센터는 제보자의 익명성을 보장해 피해자가 위협을 느끼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약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공간이 마련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가 연이은 성폭력 피해 선수의 등장에 뒤늦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가운데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한발 앞선 모양새다.
이현옥 센터장은 “지금도 음지에서 울고 있는 피해자가 있다.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도와줄 사람이 있고,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며 손 내밀고 보호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