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페이스북, 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생중계된 이번 오디션에서는 원조친박 권영세 전 의원(서울 용산)과 현역 비례대표인 김순례(성남 분당을)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하기도 했다. 최종 선발자 중 전‧현직 의원은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류성걸(대구 동갑) 전 의원 등 2명에 불과했다.
대신 전체 15명의 선발자 중 30대가 2명, 40대가 5명을 차지하며 30~40대가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이른바 ‘청년 돌풍’이 불었다. 또 여성과 정치에 처음 입문하는 정치신인들의 약진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같은 결과는 다음달 27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역할을 마무리하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 등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또 밀실공천 등 깜깜이 공천 의혹을 받은 그동안 정당들의 관행에서 벗어나 공개 오디션으로 후보자들의 역량을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이 직접 평가한 부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시·도별 당원으로 구성된 평가단 50명의 현장 투표 40%와 조강특위 위원 심사점수 60%를 합산해 당협위원장 선발 후보를 현장에서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김용태 사무총장은 당원협의회 위원장 일괄 사퇴를 추진하면서 청년‧여성 우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친박‧비박 등 계파갈등으로 인해 지난 2016년 총선에서 패배 후 이어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참패가 결국 ‘인적쇄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인적쇄신을 통해 계파청산과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추진하던 김병준 비대위는 전원책 변호사의 개입으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조강특위 외부위원으로 선임된 전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청년‧여성 우대를 없애겠다"며 비대위와 전혀 다른 구상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대신 정치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소위 ‘정치신인’을 우대해야 한다고 결이 다른 방안을 주장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을 오디션에서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공개 토론 중간평가에서 23점을 받았지만, 최종 결과에서는 중간평가 17점에 불과했던 정원석 후보에게 68대 69로 역전패했다. 사실상 조강특위 위원들이 현장 당원들의 평가를 뒤집은 셈이다.
당장 다음달 27일 전당대회와 총선을 약 1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당협위원장 교체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당 대표 선거가 사실상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쥐고 벌이는 ‘정치적 혈투’인 점을 감안하면, 차기 당 대표가 전임 지도부가 인선한 당협위원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내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누가 봐도 논란이 있는 시기에 비대위가 당협위원장 교체를 밀어붙인 것은 실수”라며 “특히 청년 후보 위주로 이미 답을 정해놓고 중진급 의원을 ‘바보’로 만든 건 당 입장에서도 손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