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 '연동형 바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동과 홍보를 위해 푸드트럭을 탔다. 이날 행사가 홍보 캠페인의 첫날로 향후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10일), 서울 여의도역(14일), 부산 서면(16일), 광주 충장로(21일), 충부 청주(24일) 등 전국을 돌 예정이다.
손 대표로선 정당 득표율대로 비례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의 연동형 비례제가 일반 국민들에게 다소 난해한 개념이고, 여론의 관심이 크지 않은 만큼 직접 홍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2월 예산 처리 직전엔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며 열흘간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 등 선거제도가 개편돼야 하는 명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견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청와대 6급 행정요원이 장관을 독대하더니, 5급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 사무실도 아니고 카페로 불러내 인사 정책에 대해 회의를 했다고 한다"며 "모든 것을 청와대가 쥐고 흔들고 있으며, 모든 게 청와대의 판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선거법 개정과 관련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장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이날 1소위를 열고 의원 정수 확대 여부를 논의했지만, 각 당간 시각차만 드러내는 데 그쳤다.
한국당은 '200명 이상'으로 헌법에 규정된 의원 정수가 299명인 한계라는 해석을 제기하며, '정수 확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민주당과 민평당, 정의당 등은 위헌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반박했다.
연동형 비례제를 실시하기 위해선 충분한 비례 의석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역구 의석을 줄이거나 전체 의석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내 논의 기구에서 지역구 의석을 줄이자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반면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자는 주장은 일반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다.
정개특위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는 바른미래연구원(바른미래당 싱크탱그)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직선거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당 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국회법 상 패스트트랙 적용이 가능하다"며 "올해 1월 말의 합의 시한이 지나면 패스트트랙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자는 얘기는 330일 간 논의한 뒤 어떤 안이 됐든 본회의에서 다수결로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그간 선거법은 만장일치로 처리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합의가 안 된다는 이유로 매번 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미뤄지니 표결이라도 해서 끝을 보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야 정개특위 위원들은 회의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면 일단 특위에서 5분의 3 이상 위원 동의가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