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거부, '신앙'보단 '양심'이다"

국방부 대체복무 용어 변경에 "종교문제로 축소 안돼" 시민단체들 반발

양심적 병역 거부자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왼쪽 세번째)가 지난 12월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가 발표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방부는 앞서 대체복무제 시행방안과 관련해 복무기간은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로, 복무기관은 교정기관 쪽으로 하는 법률안을 마련했다고 밝힌바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국방부가 최근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양심' '신념' 등의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시민사회가 "사법부의 판단과도 맞지 않는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은 6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의 대체복무제 관련 명칭 변경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종교적 문제로 축소해버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앞으로 '양심', '신념'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로 용어를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병역 의무 이행이 비양심적이거나 비신념적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용어 변경이 양심적 병역 거부와 관련해 '헌법상 기본권'을 강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병역 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방침은 특정한 종교적 이유가 아닌 평화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이 지난 2000년 이후 80여 명에 달하는 현실을 애써 가리려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 "2만여 명의 병역거부자가 감옥에 가고 나서야 만들어진 기회를 징벌적 대체복무제 도입과 불필요한 용어 변경으로 낭비하고 있다"며 "논란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알려 논란을 불식시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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