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D-4 국민은행…파업자제 사내방송 vs 총파업 결의대회

노사, 18년만의 파업 앞두고 어제 각각 대내 여론전
노사 추가교섭 1차례 시도…성과없이 대치 계속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노조의 총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조합원 1만 1천990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1만 1천511명(96.01%)이 찬성해 1월 7일 파업 전야제 개최, 8일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KB국민은행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사가 사태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추가교섭을 통한 막판타결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노사는 각각 대내 여론전을 강화했다.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영업그룹장인 김남일 부행장은 전날 오후5시쯤 파업을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전직원 대상 3분 길이의 사내방송을 실시했다. 화면 구성은 은행 임원 10여명이 발언하는 김 부행장 뒤에 나란히 서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행장은 방송에서 "3천만명의 고객, 이 소중한 고객과 함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우리 스스로가 허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총파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오해와 불신은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아울러 사내 인트라넷에 사측의 입장을 담은 임단협 Q&A 관련 배너를 게재하는 등 사측 입장 홍보에 적극 나섰다. 사측은 직원들에게 파업 자제를 호소하면서 다만 '고객불편을 생각해달라',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객관적으로 행동해달라' 등 완곡한 표현을 써 부당노동행위 시비를 피하는 양상이다.

반면 노조는 같은 날 저녁 광주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의 당위성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파업 찬반투표를 전후해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1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했다. 국민은행 일반직원 수(지난해 9월 현재 1만6606명)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광주 집회에서 고객을 내세운 사측 사내방송에 대해 "감성팔이 행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합원 소식지 등을 통해 사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여론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파업 돌입 전까지 가능한 한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지금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다. 지난 2일 시무식 뒤 허인 은행장과 박 위원장이 2시간 가량 대표자 교섭에 나섰으나 절충점 도출 없이 냉랭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추가 교섭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노사는 앞서 임단협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임금피크 진입연령, 성과급 규모 등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의 예고대로 8일 1차 파업이 진행되면 국민은행의 파업은 18년여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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