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시계제로', 총수교체 원년까지 겹치며 살얼음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2019년 새해 아침이 밝았지만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야하는 재계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시계제로'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자동차와 철강 등 그간의 주력산업들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 경제를 견인했던 반도체 경기마저 불투명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간 무역전쟁이 연말 가벼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불안속의 휴전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 전쟁 여파로 중국의 성장률이 추락하면서 우리 시장이 크게 줄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력시장 가운데 하나인 신흥시장의 불황도 심해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최악의 청년실업 속에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논란의 여파가 경제전체를 흔들고 있으며 저성장의 고착화로 장기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제4단체장들이 지난달 말에 내놓은 신년사에는 이와같은 재계의 경영환경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산업의 여건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설비투자 위축과 투자기회의 고갈 등은 구조적 장기침체 우려로 이어질 것으로 허 회장은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은 "생산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폭도 줄어드는 트리플 부진이 가시화됐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92.7로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둔화세도 뚜렷해 올해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불확실한 경제상황속에서 삼성과 현대차 등 5대 그룹 가운데 SK를 제외한 4대 그룹이 올해 '실질적인 오너교체 원년'을 맞는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CBS노컷뉴스에 "실질적인 오너교체의 원년이 되는 올해는 총수들이 얼마나 자기색깔을 내는 경영을 할지가 가장 주목이 되는해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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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총수'로 지정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극심한 경영부진 속에서 '수석' 딱지를 붙여 승진하면서 현대차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연말 자신의 인사를 단행했다.

구광모 LG회장은 아버지인 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지난해 6월 만 40의 나이에 LG호의 총수가 됐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초 법정구속됐다가 10월에야 2심의 집행유예로 풀려나 지난해에는 옥중경영을 했기 때문에 올해가 총수로서 경영을 해 가는 실질적인 첫해가 된다.

먼저 반도체의 호조로 6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이재용의 삼성전자호는 적어도 올해 2분기까지는 반도체의 약세 속에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속에서 '포스트 반도체'로 꺼내든 AI와 5G, 자동차 전장부품과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구체적인 모델과 성과를 이끌어 낼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지난해만 3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직접 챙긴 이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이른바 어닝쇼크 속에 현대차 그룹의 수석 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은 이런 쇼크를 털고 이제는 실적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않고 있다.

전기차 열풍 속에서도 현대차가 오랫동안 기술력을 연마해온 수소차를 어떻게 조화시키면서 경영계획을 짤지 주목되고 있다.

반도체 하나만으로 20조원이 넘는 이익을 낸 SK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새로운 먹거리를 어떻게 찾을지가 고심이 될 수 밖에 없다.

수년째 딥 체인지를 강조해온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를 넘어서서 그룹을 '변화'시킬지가 관심이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이하게 되는 구광모 LG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학철 3M 회장을 LG화학 CEO로 영입하고 지주회사에는 인수합병 전문가인 홍범식 대표를 영입하면서 그룹 경영에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와 화학을 두 축으로 하는 LG그룹의 기존 사업영역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AI와 IoT,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않고 있다.

지난해 예기치 않은 옥살이로 경영현장에서 떠나있던 신동빈 롯데회장은 그룹의 지배권을 더 확고히 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보인다.

여느해보다 더 극심한 불확실성과 위기의식에 사로잡힌 재계를 이끄는 5대 그룹 총수들에게 2019년은 치열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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