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성장동력

최근 이어진 주요 은행그룹의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장동력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차기 행장을 비롯한 간부진의 연령대가 50대로 낮아졌고, 각 그룹은 성장동력을 발굴할 적임자를 선임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히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28일까지 단행한 최고경영자 인사에 따르면 50대 연령층이 대거 발탁됐다. NH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 사장단 4명이 모두 1960년생, KB금융지주가 내년 2월말 임기가 끝나는 7개 자회사 대상으로 단행한 사장단 인사는 1961~66년생들이었다.

신한금융지주에서도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외부영입 사례인 1959년생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을 뺀 사장단 10명을 전원 1960년생 이후의 50대 연령자로 메웠다.

은행장만 놓고 보면, 1조9000억원대 3분기 누적순이익이란 큰 성과 등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위성호(60) 신한은행장이 이번에 전격 교체됐다. 후임에 진옥동(57) 내정자가 추인되면서 행장 연령이 50대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 발표 때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 제고"를 강조했다.


현재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장 가운데 60대는 함영주(62) 하나은행장 뿐이다. 2020년 12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59세로 60대에 임박했지만, 내년 지주사 회장직을 겸임하는 만큼 '행장급'으로 단순비교는 어렵다.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58세, 내년 11월까지 임기인 허인 국민은행장은 57세다.

하나지주의 내년 초 차기 행장 인사에서도 세대교체가 단행될지는 미지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초대 행장으로 통합을 이끌고 탁월한 경영 성과도 내놓은 만큼, 함 행장의 연임이 당연시된다. 나이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주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적임자를 찾았다는 명분으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경기전망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만큼 잠재 수익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고"(NH지주), "디지털 트랜드와 저성장 구조 속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동력을 발굴하고 확립할"(KB지주) 인재를 발탁했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지주사별로 병행됐는데, 디지털 강화 쪽으로 방점이 찍히는 양상이다. KB지주는 디지털 환경변화의 효율적 대응을 위해 그룹 내에 허인 은행장을 부문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부문 신설 등 대규모 조직 개편을 27일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NH지주가 자산관리·기업투자금융 등 핵심사업을 전담할 사업전략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 역시 다음달 지주사 출범에 맞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이날 고령화에 대비한 연금사업본부, 해외투자를 맡을 글로벌IB금융부, 디지털 전환에 따른 내부통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역량 강화 등을 위한 내부통제혁신단 등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또 중앙영업1그룹 부행장에 안영근 전무를 승진 임명하는 등 부행장 6명, 전무 7명, 본부장 17명 등 임원 30명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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