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위기에 몰린 교사들은 시측에 정상적인 고용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시위하는 사람들과는 면담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가 운영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센터장 김경옥)에서 근무하던 대체교사 중 32명은 당장 내년부터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몰렸다.
대체교사는 일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휴가를 사용할 때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대체 업무를 맡는 교사들이다.
보통 규모가 영세한 어린이집이 대체교사를 상시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지자체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세워 보건복지부 예산을 활용해 대체교사를 대신 고용한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재직 중인 대체교사 가운데 11명은 지난 7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해 9월부터 고용안정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해왔다.
보통 대체교사의 근로계약기간은 길어야 2년 미만, 보통은 수개월 단위의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해 고용불안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고용 및 예산에 관한 조건의 변동이 없을 경우에 한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해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이에 대해 센터 측도 지난 9월 노사 중간합의에서 복지부에서 불가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 한, 대체교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겠다는 합의하기도 했다.
더구나 복지부의 대체교사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8억 8천만원에서 내년에는 13억 5천만원으로 1.5배 가까이 증액됐기 때문에 무기계약 전환 가능성은 한층 높아보였다.
만약 이 기간 동안 대체교사가 필요한 어린이집은 일용직 대체교사를 직접 구한 뒤 센터에 인건비를 청구하라는 안내도 덧붙였다.
보통 1~2월은 보육교사들의 휴가가 몰리는 기간이고, 3월은 신학기가 시작하는 기간이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이 시기에 한해 어린이집 교사가 휴가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대체교사를 파견하도록 허용할 만큼 대체교사 지원이 집중될 때다.
더구나 남양주는 물론 전국의 거의 모든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그동안 연중 내내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럼에도 남양주 센터는 유독 노사교섭이 진행되자 갑작스레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사들과 노조는 사실상 센터 측이 노조에 가입한 대체교사를 해고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들에 따르면 센터는 남양주시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지원사업 중단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체교사들이 노조에 가입해서 내년 초에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영환 시의원이 문제 해결을 위해 센터 측과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노조 만들어서 교섭 요구하고 그러는데 어떻게 계속 고용하겠느냐"며 노조 가입을 이유로 불법해고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조 시장은 교사들과의 대화를 거부하다 "시위하는 사람들과는 면담하지 않겠다"며 퇴근 시간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공공운수노조 이현림 보육1지부장은 "노동조합의 요구는 소박하다"며 "경복대가 시로부터 센터 운영 수탁을 받은 동안 복지부 예산이 축소되지 않는 경우 어차피 같은 교사들을 계속 고용할테니, 이 기간 동안 무기계약으로 고용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노조 가입을 이유로 지원사업을 중단하고 교사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센터의 발언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현행 법 위반"이라며 "그럼에도 센터 측은 오로지 노조를 없애겠다는 일념만으로 무책임하게 사업을 중단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쉴 권리, 이를 통한 이를 통한 영유아 보육의 안정적 제공은 안중에도 없는가 묻고 싶다"며 "남양주시는 관리 감독 권한을 올바로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