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비위 정도가 심해 중징계감이라고 보면서도 정작 수사의뢰는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감찰결과 수사의뢰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청와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의 비위는 인정되지만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엔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고, 이미 일부 혐의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중복으로 수사의뢰를 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감찰결과를 하나씩 살펴보면, 김씨는 2018년 5월부터 건설업자 최모씨와 정보제공자들로부터 골프 접대 등 수차례에 걸쳐 모두 430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은 일명 '김영란법'을 적용해 수사의뢰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이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직무연관성이 없는 경우 한번에 100만원, 한 사람으로부터 연 300만원을 넘지 않는 금액은 김영란법 저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씨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사무관직 신설을 유도해 그 자리로 승진하려던 의혹에 대해선 직권남용 및 강요죄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일단 실제 임용이 아닌 '내정'에서 그쳤기 때문에 직권남용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직권남용 미수범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따로 없다.
한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청와대 감찰반원이었던 김씨에게는 인사 청탁을 요구하는 '권한'도 없었을 것"이라며 '직권'의 성립조차 부정했다.
강요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해야 강요죄가 성립하는데, 감찰결과 김씨에게서 그런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수원지검엔 청와대가 김씨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이, 동부지검엔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지휘라인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맞고발한 사건이 배당된 상태다.
향후 한 달 내 대검에서 김씨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에서 김씨의 최종 징계수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