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북미 간 대화 재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의 북한 관련 팀에게 크리스마스에 브리핑을 받았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했다.
지난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해 인도적 대북 지원을 위해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시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새해 초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등 잇딴 대북유화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의 잇딴 유화 메시지에도 좀처럼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 모습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 등은 북미 대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반영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북한의 향후 반응을 염두에 둔 관리 차원의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도 대화의 판을 깨지 않고 있는만큼 미국이 계속해서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 북미 대화를 이어가는데는 긍정적이다. 이에 더해 신년사 발표라는 계기를 통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오기를 미국은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 역시 미국의 '상응조치'를 강조하며 한미를 비판하면서도 대화는 지속해나갈 뜻을 내비쳐 왔음을 생각하면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은 제재 강화라는 열쇠를 손에 쥐고 북한을 여유있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연초로 설정했던 북미 대화의 시한이 지나고 나면 강경 전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만큼 북한으로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북미대화와 관련해 침묵하는 것은 신년사 이전에 대외적 메시지를 남발하는 것보다는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신년사에 담음으로서,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신년사 일부에 한미를 향한 대외적 메시지를 보내면 미국이 화답하는 형식으로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건 특별대표 등 미국의 유화적 메시지에 대해 "북측의 반응으로 이어진다면 (북미관계를) 진전시키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주목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신년사에서는 북한 국내적으로 경제집중 노선을 재확인하는 내용이 실릴 것이고, 남북·북미 정상 간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도 정상 간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가 실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면 북미 대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