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평양방문 뒷얘기 공개…北 가이드 "남측 대통령 목소리 처음"

페이스북에 '청쓸신잡' 동영상 게재…수행원들 평가 올려
문 대통령 능라도 5·1경기장 연설에 北 주민들 집중하며 경청
서호 비서관 "'비핵화', '평화 시대' 메시지 담긴 명연설"
최종건 비서관 "전용기가 삼지연쪽으로 향할수록 날이 개더라"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9일 오후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평양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종민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이) 끝나고 나서 북한 가이드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태어나서 남한 대통령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봤대요. 상상도 못한 목소리였대요."

지난 9월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한 연설을 듣고 북한 주민들이 "남한 대통령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는 소감을 포함한 평양·백두산 방문 후일담이 공개됐다.

청와대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양에 동행한 특별수행원들의 뒷얘기를 풀어놓은 대담 동영상 '청쓸신잡(청와대에 대한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 2 평화편을 공개했다.

'청쓸신잡'은 tvN의 예능프로그램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으로, 문 대통령을 수행한 특별수행원과 일반수행원 등 함께 방북한 인사들의 방문 소감과 에피소드 등을 담았다.

평양을 다녀온 마술사 최현우씨는 문 대통령 연설 당시를 회상하며 북한 주민들이 놀라워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놀랐던 게 연설 후 북한 가이드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태어나서 남한 대통령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봤다'는 것이었다"며 "'상상도 못 한 목소리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남한 대통령) 목소리를 처음 들어서 기분이 너무 묘하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은 "대통령이 연설하는 곳 앞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 변화를 유심히 봤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등장했을 때 환호가 크다가 어느 순간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니 조용해졌다"고 언급했다.

최 비서관은 "자유 진영의 지도자가 북한에서 처음으로 하는 대중연설을 평양시민이 경청하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이 15만 평양 시민에게 직접 육성으로 연설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김 위원장"이라며 "또 (연설) 내용을 (사전에) 제약하지 않아서 한국 대통령이 평양에서 평양 시민에게 한반도 평화구상을 직접 말씀하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호 통일정책비서관은 "연설에는 군중과 시대정신이라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어야 명연설"이라면서 "15만명의 북한 시민과 생중계로 연설을 지켜보던 세계인에게 '비핵화', '평화 시대'의 메시지를 준 대통령의 연설은 명연설"이라고 강조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처음에 갔을 때는 대통령께서 2~3분 정도 인삿말을 한다고 전달받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한 7분 하셨다. 또 5000년을 함께 살았는데 70년을 떨어져 살았다는 말씀을 하신 것도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내외가 백두산 천지를 방문한 일도 언급됐다.

최 비서관은 "당시 평양 시내를 떠날 때 비가 좀 왔다. 그런데 대통령 전용기가 (백두산이 있는) 삼지연 쪽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날이 개더라"라고 놀라워했다.

천지에서 '진도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됐던 가수 알리씨는 "유홍준 교수님께서 '이렇게 날 좋고 물좋은 곳에서 음악이 빠질 수 있느냐'면서 요청을 하셔서 노래하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평양 도착 첫날인 9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초청 공식 환영 만찬에서 최현우씨가 축하 마술을 할 때 일화도 소개됐다.

최씨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가 낮에 이 분을 만났는데, 악수하면 사라질까봐 악수를 안 했었다'고 말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큐브 마술 참여를 요청했더니 내가 못 보도록 품속에 숨겼다"며 "그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보더니 '창피하다, 마술은 그렇게 보는 게 아니다'라고 소리쳐 다들 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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