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정복나선 유시민…썰전하듯 정치하듯

유시민 "혹세무민 넘쳐나…유튜브 정복" 선언에 정치권 해석 분분
정치권에선 "말과 행동 같은 사람…본인 의지대로 해석해야"
정치현안 다루는 방송 선언에 여권 일각선 "잠룡 늘었다" 희색
여권관계자 "본인의 적극성 때문에 관심 커져…다양한 고민했을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진출 선언에 향후 파급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계 복귀의 신호로 읽힐 것을 우려해 "여론조사에서 나를 빼달라"고 까지 했지만 범여권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대권 잠룡 출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2일 노무현재단 회원의날 행사장에서 "반(反) 지성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며 이른바 '가짜뉴스'로 불리는 잘못된 정보의 유출에 대한 방송 대응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02년과 2007년 대선 당시 일어났던 '박스 떼기'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폼 잡고 (방송에서) 나사겠다고 했는데 시사프로에 (다시) 나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재단이 팟캐스트를 하기로 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유튜브가 대세라는데 다 함께 정복해보겠다"고까지 포부를 밝혔지만 정치 재개 해석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언론사에서 가만히 있는 저를 괴롭혀서 법을 찾아봤지만 강제로 (여론조사를) 못 하게 할 방법이 없어 특단의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법적으로 가능한 최소 수위인 '본인이 진짜로 원하지 않으니 이 사람에 대한 여론조사를 할 때 넣지 말아달라는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는 안내를 요청해볼까 한다"고까지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있는 그대로 보자"며 유 이사장의 발언처럼 확대해석을 자제하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이사장은 정계 은퇴 후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지만 꾸준히 정치권 복귀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이어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도 "제 인생에 공직선거 출마는 다시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 차 찾은 봉하마을에서도 거듭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유 이사장은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며 "작가로 활동하면서 인기가 상당해졌지만 정치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이 조용한 행보 대신 정치권 이슈를 다루는 방송에 도전장을 내밀음으로써 향후 유 이사장을 현실정치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며 반색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국민이 큰 관심을 가지는 국가 정책 이슈들을 정리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과거 '썰전'과 같은 방송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줄 뜻을 밝혔다.

정부·여당이 태스크포스(TF)까지 가동하며 차단에 힘썼던 가짜뉴스 대응에 나섰다는 점 때문에 여당에서는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움직임이라는 희망 섞인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가짜뉴스 대응 등 활발한 대외활동에 나서면서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향후 현실정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여권에 좋은 인물이 한 명이라도 더 거론되는 것은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계를 떠나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훗날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비롯한 현 여권의 러브콜에 결국 대선 주자까지 됐던 전례도 유 이사장의 행보와 비교되고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유 이사장 본인이 워낙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성향이어서 본인의 진심과는 무관하게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정계 은퇴 이후 오히려 높아지는 인기를 보며 다양한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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