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올해 국내 증시의 하락을 이끌었던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경기 상황 등이 얼마나 개선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의 향방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주가 2600→2060, 외국인 6조 8천억 순매도
국내증시가 활력을 잃었다는 사실은 어려가지 지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월 29일 2607.10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060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날 932.01을 기록하며 1000선 돌파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670선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주가지수는 지난해 초 수준으로 이후 1년여간의 상승분을 올해 모두 반납한 셈이다.
같은기간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던 올해 1월에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 1425억원에 달했지만 12월에는 5조 2297억원으로 27% 가량 줄었다.
코스닥 시장은 더 심각하다. 올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을 뛰어넘는 8조 6680억원에 달했지만 12월에는 3조 990억원으로 1/3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국내 주식시장이 활력을 잃어가는데는 시장을 주무르는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몫하고 있다.
올 한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 8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이들은 지난해 9조 6천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악재탓, 내년은?
올해 증시 하락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꼽힌다. 한국 입장에서 수출 1,2위인 두 나라간 벌이는 무역전쟁은 국내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다 지난 1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휴전이 선포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는 등 양국간 무역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올해만 4차례나 금리를 올리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양적완화 종료를 알린 것도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이 됐다.
여기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용율 감소 등 국내 경기부진도 주가 하락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2.6~2.7%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악화 등 미국 내부의 상황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어느정도 완화되면 미국의 경기나 기업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양호할 것으로 판단돼 국내 증시 상승을 기대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