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이학재 탈당‧복당식(式)

“국회 정보위원장 직(職) 두고 가라” 바른미래 당원들 국회 난입
李, 손학규에 반박 “무리한 요구.. 위원장 사퇴한 전례 없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직후 정보위원장직 반납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이학재(3선‧인천 서갑) 의원의 18일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은 그를 비난하는 당원들의 현장 농성으로 난장판이 됐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및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2017년 대선 전 바른정당 창당, 2018년 지방선거 전 옛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통한 바른미래당의 창당 등이 실패한 정치실험으로 끝났다는 주장이다. 그는 “하지만 보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제 신념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돌아가는 명분으론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이유로 들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며 “보수 야권이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회견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없었다. 바른미래당의 당원이라고 주장하는 인사들이 회견장에 난입해 “아저씨! 정보위원장 자리 놓고 가세요! 양심이 있으면 놓고 가라!” “한국당은 장물아비, 이학재는 먹튀” 등 구호를 고성으로 외쳤다.

이 의원이 공식 회견을 끝내고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진행하려 하자, 당원들은 몸 싸움을 불사할 기세로 덤벼 들었다. 당황한 이 의원은 기자 회견장 인근 방송사 출입기자실로 대피했다. 이후 백브리핑은 한 방송사 기자 부스에서 진행됐다.

그는 “절이 싫으면 중은 떠나되, 쓰던 이부자리는 놓고 가라”고 했던 손학규 대표의 비난에 반감을 표시했다. 앞서 손 대표는 원내교섭단체로서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됐던 정보위원장 자리를 ‘이부자리’에 빗대며 “가져가는 법은 없다”고 했고, 당 대변인이 “껍데기(이학재)는 가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며 비아냥 대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을 만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 의원은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직 변경으로 인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든지 사퇴했다든지 이랬던 사례가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손 대표의 주장을 “관례를 벗어나는 요구”로 규정했다. 장병완 의원이 과거 국민의당에서 탈당, 민주평화당 당적으로 옮기면서도 산자위원장(산업통상자원중소벤쳐기업위원회) 자리를 유지했던 것을 사례로 들었다.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에 아직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남아 있음에도 두고 떠나는 것이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마음이 편하다”고 되받아쳤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바른미래당 보수 성향) 의원님들이 보수 통합에 대한 동의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개인 별로 생각하는 시점이나 방법이나 그런 것들이 달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시기를 달리할 뿐 자신처럼 언젠가는 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한국당 복당을 추진한 전례가 있었고, 당시엔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바른정당 탈당을 취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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