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서치·레진…한국 아닌 해외 현지에서 꽃핀 한류

한콘진,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세미나
올해 트렌드와 이슈 결산 5대 키워드…'글로벌' '역전' '변화' '다양성' '명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1일 오후 코엑스에서 '2018년 콘텐츠 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기존의 한류는 한국에서 인기를 끈 콘텐츠가 해외로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했다.

그런데 2018년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한류가 발현됐다. 한국을 거치지 않고 해외 현지에서 한국형 콘텐츠가 화제가 되는 방식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는 11일 코엑스에서 진행한 '2018년 콘텐츠 산업 결산 세미나'에서 올해 두드러진 이슈 중 하나로 '글로벌'을 꼽으면서 ""한국형 콘텐츠가 현지에서 피어났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한류를 이끈 대표적 아이돌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성과를 냈다.

단일 앨범으로 3연속 밀리언셀러(100만 장)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유튜브채널 '방탄TV'는 상반기 조회수가 25억 뷰를 넘어섰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16개 도시에서 33회 공연 중) 관객수는 90만 명에 육박했다.

방탄소년단이 6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MGA (MBC플러스 X 지니뮤직 어워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글로벌 아미'가 존재했다. 한콘진이 '글로벌 아미'를 올해 콘텐츠 결산 중 하나로 꼽을 만한 현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한국형 팬덤 문화가 해외에서 발현됐다는 데에 있다.

백승혁 한콘진 미래정책팀장은 "이전에도 K-POP을 좋아하는 팬들은 존재했으나, 한국 팬덤처럼 '덕질'을 하고 '굿즈'를 판매하는 등의 조직적 활동을 최초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아미'의 조직적 활동은 제조업에도 영향을 끼쳐, IP를 활용한 '굿즈' 파매 수익을 대폭 증가하게 만들었다.

백 팀장은 "방탄소년단의 음반은 G마켓 플로벌샵 도서·음반 카테고리에서 20%를 차지했고, 케이스타샵에서 올해 2분기 방탄소년단 굿즈 판매는 전년도 대비 343%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서치' 스틸컷. (제공 사진)
한국형 콘텐츠가 해외 현지에서 피어난 사례는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에서도 나타났다.


▲할리우드 영화 '서치'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넷플릭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는 할리우드 발(發) 한류가 분 사례이다.

영화 '서치'는 미국에서 9개관에서 시작해 2주 후 1200개관으로 늘어나며, 2주차에 누적 매출 772만 달러를 달성했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로튼 토마토 지수(종합) 96%를 받고, 8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시청했으며,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영화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시리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한콘진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8년 결산과 2019년 전망 세미나' 자료 중.
한국의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의 활약도 놀랍다. 미국 구글플레이 만화파트에서 마블과 DC를 제치고, 올해 1, 2분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한콘진은 '다양성' 외에 올해 콘텐츠 산업 트렌드와 이슈를 결산하는 키워드로 '역전', '변화', '다양성', '명암'을 꼽았다.

'역전'의 경우 '레거시 미디어'(신문.방송 전통 미디어)가 모바일에 추월당한 것을 의미한다. 지상파가 화제성과 매출 부문에서 약세를 보이는 반면, 유튜브 채널을 통한 방송콘텐츠 제작 증가가 눈에 띄었다. 또한 게임에서는 PC·콘솔보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변화'는 유통이 제작을 이끌어가는 이슈이다. SBS가 드라마본부를 분사하거나 JTBC가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독립된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처럼 유튜디오 시스템의 유통 혁명이 일어났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치밀해진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을 보여주며 성공했고, 국내 애니메이션 '라바'는 뚫기 어렵다 했던 최대 애니 시장인 미국에 '넷플릭스'를 통해 진출했다.

'다양성'으로는 ▲<미스터 션샤인> 고애신과 같은 능동적인 여주인공의 부상 ▲<댄싱하이> 등 10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 ▲초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해진 크리에이터 등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콘텐츠’를 의미하다.

마지막으로 한콘진은 2018년 새로운 변화에 따른 진통의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을 ‘명암’이란 키워드를 꼽았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데이터 기반 콘텐츠의 성과와 한계 ▲ ‘밤토끼’ 사례와 같은 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움직임 등 과도기적 상황을 이야기했다.

한편, 한콘진은 2018년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매출규모는 116조원(전년대비 5.2% 증가)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75억달러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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