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가경정 예산에서 자신의 지역구 예산은 챙기면서,예결산 소위에서는 한부모가정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 61억을 전액 삭감을 주장해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송 의원은 어김없이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경상북도 김천시를 지역구로 하는 한국당 송 의원은 지난 8일 통과된 '2019년 예산안'을 통해 지역구 예산으로 보이는 사업만 38억 증액시켰다.
여러 의원들의 증액 의견을 냈지만 송 의원의 지역구가 관련된 철도기본계획사업과 국도 사업의 증액 규모까지 포함하면 증액규모는 100억대가 된다.
우선, 송 의원은 산림청 사업인 김천 국립 숲속 야영장조성사업으로 10억원을 챙겼다. 해당 사업은 애초 정부 요구가 없었지만 송 의원이 주장해 10억원을 증액해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국립 숲속야영장 사업은 산림청이 직접 야영장을 짓는 사업으로, 환경 보호를 하면서도 야영시설을 짓는 표준 야영장 모델을 도입해 만드는 사업이다. 3년간 25억원을 투입해 강원도 화천군에 첫번째 국립 야영장이 만들어진 뒤 두 번째다. 이전 사업을 고려하면 투입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추가 시설을 검토하고 있던 차에 김천시의 요청이 있었고, 송 의원실에서 사업 예산을 확보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사회의 모든 아픔을 나랏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비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하자"고 했지만 내년에도 어김없이 국비를 복지예산 대신 숲속야영장 조성이나 지역구 시설 사업 등 토목 건설 사업에 투입시키는 모습이다.
숲속야영장 뿐 아니라 송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시 인리에 재해위험 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김천 혁신도시 사업도 따냈다.
행정안전부가 요구하지 않은 사업이었지만, 새롭게 8억원이 증액됐다. 해당 사업에 대해 "김천시 재해위험지구 지정을 검토하라"는 부대 의견을 내 자신의 지역구 사업이라는 것을 보란 듯이 표를냈다.
김천 혁신도시에서 유치를 추진해온 '자동차 튜닝인증 기술지원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정부 요구가 없었지만 10억원이 증액됐다.
또 철도기본계획수립 예산에도 당초 정부안 85억원에서 80억원이 증액돼 거의 두 배가까이 늘었다. '문경~김천', '광주~순천'간 등 철도 건설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165억을 책정한 것이다.
송 의원은 그동안 줄곧 '문경~김천' 선을 추진해 김천시의 구도심 개발을 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해당 예산 반영에도 송 의원의 영향도 미쳤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김천-구미 국도건설 사업도 이번 예산안에서 89억원에서 30억원 증액됐다. 송 의원은 예결산상임위에서 "계획기간 내 사업을 완료하도록 증액이 필요하다"며 구미를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과 함께 61억원 증액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정확히 줄이려고 했던 한부모 가정 예산과 같은 금액이었다.
송 의원이 보궐 당선돼 6개월밖에 안된 초선인데도 불구 지역구 예산을 따내는 데는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이란 점이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쳐, 올해 6월 보궐로 당선됐다.
예산을 직접 짰고, 기재부 내 인맥이 넓다는 점을 이용해 기재부에서 예산을 잘 따오는 소위 '선수'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비정 논란을 일으켰던 송 의원의 발언 또한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내려다가 실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에서 예산이 편성되는 모습을 지켜본 한 보좌관은 "기재부 출신을 대대로 예결소위에 넣는 이유가 있다"며 "몇 달 전까지 자신의 선배였던 사람이 예산조정 소위에 앉아 있으니, 기재부로서도 안 챙겨줄 수 없다. 자기도 짜봤으니 짓궂은 지적도 많이 해 예산을 챙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 의원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을 요구했던 시설 한부모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예산은 더 깎이지 않은 채 44억여원 규모로 책정됐다. 관련 예산은 당초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부 깍인 채 예결산위로 넘어왔다.
이에 따라 시설에 머무는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의 가장들은 내년부터 취업활동 등으로 시설을 비워야할 때 정부 지원으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