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백종원의 골목 식당> 방영이 끝나면 SNS에 바로 관련 글들이 올라온다. 잘하는 집 이야기보다는 못 하는 집 이야기가 더 많이 보인다. 사람들은 못 하는 집이 얼마만큼 못 했고, 백종원 씨에게 어떻게 혼났는지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방송 외에도 그가 출연한 방송들을 즐겨 본다. 요식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그의 가르침에는 배울 게 있다.
혼나는 이들이 가장 많이 혼나는 부분은 '기본'이다. 요리한 뒤 정리를 제대로 안 해놓거나, 재료 손질을 불결한 장소에서 하는 것들.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안 지키는 이들이 많았다. 반대로 혼나지 않고 칭찬받는 집은 모두 기본을 지켰다. 다만 시스템의 효율성과 마케팅 감각이 없어서 몇 가지 부분만 지도받을 뿐이었다. 그들은 백종원 씨의 지도를 받은 후 계속 승승장구 중이라고 한다. 기본기가 있는 상태에서 잘 알려지니 안 될 수가 없다. 혼났던 집들은 방송 출연 탓에 사람들이 반짝 많이 몰려왔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한다. 대부분 지적받았던 것을 결국 고치지 못했다고.
잘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에 필요한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다. 그리고 분야와 관계없이 공통적인 습관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기록'이다. 자기 분야에서 일정 성과를 낸 사람들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들이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이용하는 20만 개의 가게 중 상위 100개 업소에 주는 3년 연속 배달 대상을 받고, 연 매출 8억을 내는 '준스피자' 조병준 사장이 그중 한 명이다.
그가 피자 가게를 시작한 지 10년 중 처음 5년 동안은 장사가 되지 않았다. 장사를 마친 후 햄버거 가게에 가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기록 관련 기업 대표에게 조언을 들었다. 지금 개헤엄을 치며 장사하고 있는데, 더 멀리 가려면 자유형을 코치에게 배워야 한다고. 그 말을 듣고 조 사장은 1년 동안 기록에 관한 수업을 듣고 훈련했다. 그때 배운 기록법으로 기록을 시작하자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그는 장사하며 적을 수 있는 걸 다 적었다. 가계부는 물론 가게 운영을 위해 필요한 매뉴얼도 적고, 직원들과 놀았던 일도 적고, 가게 운영을 위해 들은 수업 내용도 적었다.
그는 지금도 꾸준히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7~8년 동안 거의 거르지 않고 매일 쓰고 있다. 매일 쓰던 이야기를 엮어 책까지 냈다. 그동안 괴로운 일이 많았다. 괴롭게 지내면 괴롭게 한 사람이 즐거울 것 같았다고 한다. 즐겁게 살기 위해 선택한 게 글쓰기였다. 그는 삶이 괴로울 때 인상 쓰지 말고 글을 쓰라고 한다. 글을 쓴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대신 쓰다 보면 친구한테 털어놓을 때처럼 마음은 풀릴 수 있다. 글은 마음을 풀어줄 뿐 아니라 문제도 풀어낼 수 있다. 그가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쓴 것처럼, 내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써보자. 무엇을 해야 할지, 오늘 무엇을 했는지.
글을 쓴다고 삶이 달라질 수 있을까? 글 한 번 쓴다고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뭐든 꾸준히 하면 힘이 된다. 글쓰기는 목표를 세우게 도와주고 목표를 이룰 힘을 준다. 글을 쓰면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해진다. 분명해진 목표를 보면 이루고 싶어진다. 목표를 계속 쓰면 이룰 힘이 생긴다. 목표를 위해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록할수록 자신감도 생긴다. 글을 꾸준히 쓴다면 조병준 사장, 김민식 PD처럼 우리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부터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한 번 써보자. 좀 더 쓸 수 있다면 오늘 있던 일 중 반성할 것을 하고, 내일 할 것을 적어보자. 오늘을 꾸준히 적다 보면 내일이 분명히 보일 것이다.
글쓰기로 삶이 달라진 김민식 PD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