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30∼40대 유학파로, 현장에서도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이들은 1세대와는 다른 색깔을 내려고 애쓰는 중이다.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화랑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화랑가 풍경도 바뀌고 있다.
삼청동을 지킨 학고재갤러리는 지난달 청담동에 다른 전시장을 열었다.
개관 30년 만에 처음 강남에 발을 디딘 학고재청담은 우찬규 대표 차남 우정우(31) 실장이 운영을 전담한다. 미술사를 전공한 우 실장은 학고재 운영에 참여한 지 5년 만에 별도 법인을 책임지게 됐다.
영국 현대미술을 이끈 작가그룹 yBa의 피오나 래 전시로 개관했다는 점에서 그 색깔을 짐작할 수 있다. 민중미술 계열 중진·원로 작가를 소개한 학고재와는 달리 국제무대가 인증한 외국 작가 혹은 젊은 유망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가나아트센터를 이끈 이정용(40) 대표는 지난 4월 용산에서 가장 '힙'하다는 사운즈한남에 갤러리를 입점해 주목받았다. 이태원·해방촌 일대를 즐겨 찾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장악한 젊은층을 겨냥한 전시 공간이다.
평창동 본점과는 달리 가나아트한남은 장유희, 에단 쿡, 허산 등 국내외 20∼30대 작가를 대거 배치했다. 이제 막 본격 활동을 시작한 다채로운 작가를 소개해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개관 1년을 갓 넘긴 경리단길 P21은 박여숙 박여숙갤러리 대표 둘째 딸 최수연(34) 디렉터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오래된 상가 내 협소한 공간 두 개로 구성된 전시장 성격부터가 청담동 명품거리 박여숙갤러리와 확연히 다르다. 신생 공간임에도 지난달 상하이 웨스트번드앤디자인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성과를 낸다.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도 도형태(49) 대표가 어머니 박명자 회장과 함께한 중진·원로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작가들을 집중 소개한다. 2013년 통의동에 문을 연 리안갤러리 서울이나 삼청동 국제갤러리 또한 2세가 실질적으로 이끈다.
2세들은 상호 협력을 모색하기도 한다. 최근 서대문 영천시장에서 열려 화제를 모은 아트페어 '솔로 쇼'에는 학고재·가나아트·갤러리조선 등의 2세대 갤러리스트가 대거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