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원내대표간 협상에 들어가 문재인 정부의 상징 예산인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예산'을 두고 본회의 통과까지 막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자유한국당 장제원.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었던 전날, 국회 본청에서 예산 조정 회의를 갖고 막판 감액 심사에 들어갔다.
소소위는 기획재정부 2차관과 각 당 간사들만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로 법적 근거가 없어 '밀실 회의'로 비판받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소소위를 연 각 당 간사들은 앞서 예산 조정 소위에서 심사보류된 '일자리 예산', '통일부.남북협력예산' 등 약 246개 예산 항목을 추리는 작업을 이틀째 진행했다.
◇ 소(小)소위, 감액 보류 항목+세수결손 대안 논의…감액->증액까지
소소위는 우선 전날 정부와 함께 3일 새벽까지 세수결손과 그에 따른 예산항목 감액 규모에 대해 여야간의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결정된 감액규모에 맞게 각 당의 관심 예산과 함께 시도별 지역구 예산에 대한 증액을 시도한다.
증액 항목은 그동안 각 상임위와 예결위 의결로 올라온 증액 의견 사업과 당 실세로 알려진 의원의 지역구 관련 예산이 증액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망에 오른 예산에 대해 예산 편성을 하는 기재부가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가능할 경우 증액 편성된다. 편성 가능여부를 판단하는 기재부의 힘이 가장 강력해 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한 여당 관계자는 "지역구 예산을 넣기 위한 물밑 경쟁 속에서 소소위에 들어가면 오히려 기재부가 힘이 세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2일 소소위 회의장 앞에서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배제하지 말아라달라면서 홀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소소위에서도 결정되지 못한 큰 규모의 쟁점 항목들은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간 협의를 통해 담판을 짓게된다.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들은 이날부터 2일~3일간의 담판을 통해 예산을 최종 확정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보통 소소위에서 추린 6~7개 큰 단위의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데, 여기에 올라갈 주요 쟁점에 대한 협상도 난항을 겪을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예산인 일자리 예산.공무원 증액과 문 정부의 상징 중 하나인 남북협력예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예산 같은 경우 총 규모가 23조 5000억원에 달하고, 공공기관부터 지자체까지 관련 기관도 많은 사업이어서, 여야 입장에서도 대규모로 깎거나 증액하기 쉬운 포인트다.
야당 입장에서도 세수 결손을 지적하며, 저질의 일자리만 양상한다고 벼르던 터라 예산안 심사 마지막 순간까지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야당은 예산 항목을 줄이거나, 집행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삭감에 응하고, 여당은 이에 법정 시한을 무기로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협력예산도 야당이 마지막까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협력기금은 1조 977여억 규모로 올해에 비해 14.4%늘어났다. 해당 예산에 경우 비공개 항목도 있어 야당입장에서 깎기 쉽지 않지만, 문 정부의 상징 예산이라는 점에서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은 소위단계에서 통일부 예산 전체에 대해 보류해놓고, 배수진을 친 상황이다. 야당은 남북협력과 통일부 예산으로 원내대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위한 지렛대로 삼을 수도 있다.
과거 협상을 진행해본 여당 의원은 "오전 오후가 엎치락 뒤치락 할 정도로 막판 원내대표 회의가 가장 치열한 순간"이라면서 "큰 규모의 증액과 감액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예산 처리 언제될까…與·野 5일처리 VS 7일처리 두고 '티격태격'
현재 여야 간의 예산안 처리 시한에 대한 입장차도 큰 상황이어서 원내대표 간 협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늦어도 4일까지 협상을 마치고 의결하거나 그 다음날인 5일 오전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5일까지 협상을 하고 6일 오전 처리했던 지난해보다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동에서도 야당의 7일 처리 제안에 대해 한마디로 거절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7일 본회의 처리를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야당은 정기국회 내에 처리할 쟁점 법안과 예산을 연계해 같이 처리하자는 입장이어서, 처리 시한을 둔 기싸움 역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