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지난 2007년에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에 대해서는 현지 조사를 실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공동 현지조사는 11년 전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경의선 북측 구간 조사는 2007년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412km에 달하는 전 구간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를 위해 우리측에서 발전차와 침대차, 침식차 등 3량이 북측으로 올라갔고, 여기에 북측 기관차와 수하물차, 침대차 2량, 식당차 등 5량이 연결됐다.
공동조사단에는 우리측에서 15명, 북측에서 40명 등 모두 55명이 참여했다.
이번에도 우리 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북측으로 올라간 뒤 남측 기관차는 복귀하고, 북측 기관차가 우리 객차를 대신 끄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경의선 조사를 마친 뒤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조사단을 태운 열차는 바로 동해쪽으로 넘어가 금강산에서 두만강까지 동해선 구간 조사로 바로 이어진다는 것.
통일부는 "철도 공동조사가 실시된다면 경의선의 경우 10년간의 변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특히 동해선 구간은 분단 이후 우리 철도차량이 처음으로 운행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북간 열차 운행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 5월 17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처음으로 실시됐다.
경의선에서는 우리 열차가 문산역, 도라산역을 지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판문역과 손하역, 개성역까지 운행했다. 동해선에서는 반대로 북측 열차가 금강산역을 출발해 삼일포역, 감호역을 거쳐 남측 제진역까지 왔다가 복귀했다. 당시 북측 열차는 김일성 주석이 이용했던 열차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시험운행을 거쳐 2007년 12월 11일부터 약 1년 동안 우리 화물 열차가 평일마다 도라산역과 판문역 사이를 오가며 개성공단 건설자재와 공단 원자재 등을 실어 날랐고, 공단에서 생산한 신발과 의류 등을 실어 오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에 맞서 육로통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이른바 '12·1' 조치와 맞물려 개성관광 중단을 선포하면서 화물열차 운행도 2008년 11월 28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조사 일정에 호응해 이번 주 후반에 철도 조사가 시작된다면 중단 10년 만에 다시 철길이 열리는 의미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북측 철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현대화를 위한 기초자료가 충실히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간 철도 연결은 '섬' 형태로 갇혔던 우리나라의 공간을 대륙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나아가 남북간 인적·물적 왕래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와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