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동시통역기부터 스마트홈까지…北, 첨단 ICT에 공들여

"경제발전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 집중…'비핵화 이후' 대비"

경제건설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21일 '인공지능기술 분야에서 앞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연구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지능기술연구소가 북한에서 '2018년 10대 최우수 정보기술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곳 연구소가 개발한 '조선어(북한말)음성인식프로그램'과 '조선어문서인식프로그램'은 북한 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 제품'으로 공인되고 있다.

연구소는 또 수백개 홈페이지에 저장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는 '국가망에 의한 통합검색체계'라는 것을 6개월 만에 개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연구소가 "기계번역기술의 더 높은 단계인 동시통역프로그램, 음성인식기술과 문자 인식기술의 가장 높은 형태인 자유 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임의의 필적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의 개발응용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인공지능기술의 패권을 쥐겠다는 만만한 야심은 연구집단을 가장 빠른 속도로 떠밀어주는 하나의 추동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북한은 과학기술 발전을 중시하는 김정은 시대 들어 IT 분야 육성에 힘을 쏟으며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관련 기술 발전의 중요성과 성과를 연일 부각하고 있다.
지난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최근 열린 '제29차 전국 정보기술 성과 전시회' 탐방기에서 스마트홈 개념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지능살림집'을 소개했다.

신문은 김일성대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가 선보인 '지능고성기(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이 지능고성기는 사람의 음성 지령을 인식하여 선풍기와 공기조화기(에어컨), 텔레비전, 전등을 비롯한 가정용품들에 대한 자동 조종을 실현할 수 있는 장치"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일성대 연구소가 개발했다는 '지능고성기'는 스마트홈 시스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여러 산업 중에서도 최첨단 ICT 분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경제발전을 가속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고부가가치 산업을 도입해야 경제발전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른바 '북한식 4차산업 혁명'에 나선 것"이라며 "ICT 접목을 통해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중요한 점은 공들여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인데, 현재는 내부 시장밖에 없으므로 결국엔 비핵화와 제재 완화 이후 개혁개방에 대비한 행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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