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는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발로 뛰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연기한다. 영화를 가장 핵심적으로 이끌어 가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위해 김혜수는 한국어와 영어 가릴 것 없이 어려운 경제 용어 대사들을 소화해야 했다.
그는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국가부도의 날' 시사회에서 "한시현 캐릭터는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한 진정성이 중요했다. 생경한 단어가 쓰인 대사들이 많았지만 한시현에게는 그것이 생활 언어로 체화돼 있어서 나 역시 그래야 했다. 계속 연습해서 '나의 말'로 만들었다. 영어 대사는 잘 쓰지 않는 용어들이 많아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은 IMF의 기억을 강렬하게 가진 세대다. 어려운 경제 용어도 많이 나오지만 각 캐릭터들만 따라간다면 충분히 관객들이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IMF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내게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각 계층의 대표가 될 수는 없지만 그 시대를 열심히 살아냈던 사람들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어려운 경제 용어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걸 전부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인물들을 따라갈 것이라고 봤다"라고 인간 군상에 집중해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가장 비중이 많은 주인공을 여성인 한시현 캐릭터로 설정한 이유도 전했다.
최 감독은 "약자를 대변하는 사람이 여성이었을 때 영화적으로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진취적인 신념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우진은 "영화만큼 효율적으로 시대를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매체가 없는 것 같다. 있었던 일을 마냥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영화의 묘미다.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혜수는 "1997년 이야기이지만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본다. 영화 한 편으로 많은 것을 환기하기는 어렵지만 좀 더 건강하고 유의미한 것들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영화가 가진 의미를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영화에 참여했다. 꼭 그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