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 시각이 7시 35분 51초, 52초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쯤 수험생들,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을 시간이죠. 오늘 수능일 아침, 교육 얘기를 좀 해 보려고 하는데요. 여러분, 지금의 수학 능력 시험은요, 과거의 학력고사나 초창기 수능하고는 다릅니다. 전체 대학에서 수능 시험만으로 학생을 뽑는 비율은 23%밖에 되지 않아요. 이것을 정시. 이렇게 부릅니다. 그러면 나머지 77%는 어떻게 뽑느냐. 바로 수시라는 형식으로 학생을 뽑는 건데.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계기로 지금 이 수시 제도가 과연 공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는 겁니다.
이 수시 얘기를 좀 해 볼 텐데요. 좀 복잡하죠? 제가 일단 설명을 좀 드리고 인터뷰이를 연결하겠습니다. 이 전체 모집 정원의 77%를 뽑는 수시에는 논술만 보고 뽑는 논술 전형, 특기자 전형. 이런 게 있기는 있습니다마는 그건 굉장히 적어요. 그리고 수시의 90%는 고등학교 학생부를 보고 뽑는 전형입니다. 그 학생부 중에서도 학생부의 교과 성적만 보고 뽑는 걸 학생부 교과 전형, 교과, 비교과 전부 보고 뽑는 걸 학생부 종합 전형. 이게 '학종'인 거죠. 동아리는 뭘 했는지 자원봉사 뭐 했는지 독서활동,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까지 다 보는 게 이 학종. 지금까지 우리는 이 비교과 부분에서만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 왔어요. 동아리, 추천서, 수상경력 이런 것 다 믿을 수 있느냐. 그런데 이번의 숙명여고 사건을 보니까 교과 영역에서조차 내신 성적조차 못 믿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러면 지금 이 수시 제도 이대로 괜찮은 거냐. 당연히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여당의 교육 전문가에게 질문하겠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 연결을 해 보죠.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김해영> 먼저 조금 우리가 본질적으로 봐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큽니다. 그래서 소위 '명문 대학'에 진학해야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이러한 소위 명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교육 현장에서 많은 불공정, 심지어는 불법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참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지금 대입에서 학생부, 이 학생부는 고교 생활 3년의 모든 기록이 담긴 건데 이 학생부가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중요해진 거 맞죠?
◆ 김해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전체 모집 인원의 77%가 이 학생부를 보고 뽑는 수시로 뽑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해진 건데. 특히 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서울 안에 있는 대학으로 한정하면 그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김 의원님?
◆ 김해영> 서울만 한정한 자료는 더 확인을 해 봐야 되고요. 전체적으로 그 비율을 보자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보면 오는 2019학년도 경우에 전체 대입 정원이 한 34만여 명 됩니다. 그중에 8만 5000명 정도가 수시 안에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이런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 요즘 특히 문제가 되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보면 이 학종을 통한 입학 정원이 전체의 한 24.4% 정도. 이렇게 됩니다.
◇ 김현정> 학종은 그렇고. 이제 학생부 교과 전형까지 다 합치면 77%.
◆ 김해영> 다 합치면 한 70% 이상을 지금 차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학생부로 가는 게 한 77%가 되는 거예요, 여러분. 그런데 지금 서울 안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제가 확인해 본 바로는 서울 안에 있는 대학만 해도 비슷해요. 이 비율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70% 됩니다.
◆ 김해영> 전국과 비슷할 겁니다.
◆ 김해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것들 기억나세요?
◆ 김해영> 학부모 종합 전형이다, 엄마 종합 전형이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 비교과 부분의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요. 서울의 모 대학교 소속 교수가 자녀의 학종을 위해서 자신이 지도하던 제자의 논문을 통째로 자녀에게 전달했다는 그런 강한 의혹도 있고요. 그리고 이 교수의 자녀는 이것을 이용해서 소논문 활동으로 외부 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는 경우. 또 이 교내 상을 보면 학종에 수상 경력도 기재를 하게 되는데요. 자료를 보면 한 학생이 교내 수상을 88개를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기가 막힌 사례 있었죠. 맞아요. 기억납니다.
◆ 김해영> 그리고 2017년을 보면 전국 2000여 개 학교 중에서 62%, 1400개 정도의 학교가 학생 수보다 많은 상장을 발급하는 등 이러한 발급하는 이런 상장 몰아주기 폐단이 지금 발생을 하고 있고요. 또 이런 것을 컨설팅하는 사교육 시장이 굉장히 큰 규모로 지금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 같은 것을 50만 원, 100만 원씩 받고 이렇게 대필해 주는 그러한 시장도 굉장히 크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2013년에는 제가 인터뷰했던 게 하나 기억하는데 K대학교 한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이 있어요, 명문 대학교 학과에. 전국 백일장 대회에서 상 타고 봉사상 2회 받고 해외 여러 곳 체험한 보고서 제출하고. 이런 경력으로 합격을 한 건데 알고 보니까 전부 다 가짜였어요. 백일장 시는 교사가 대신 써준 거고 봉사활동은 부풀린 거고 해외에는 갔다온 적도 없고 담임 교사가 2500만 원 받고 조작해 준 게 드러나서 나중에 합격 취소된 이 사례를 제가 소개했던 기억도 나요.
◆ 김해영> 학종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데 1000여 만 원 정도의 비용을 받고 전체적으로 관리해 주는 그런 사교육 시장이 지금 많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비교과 영역에서만 우리가 계속해서 공정성을 문제를 제기했던 건데. 이번에는 숙명여고 사건은 아예 교과 영역, 내신 성적까지 건드렸다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 김해영> 참 심각한 문제인데요. 이 숙명여고 사건은 대충 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 자료를 보면 한 과목 정도만 예를 들어보면요. 국어의 경우를 보면 언니는 1학년 1학기 때 107등, 동생이 82등을 합니다. 그런데 2학년 1학기에 나란히 전교 1등을 합니다, 내신에서. 그런데 모의고사의 경우에는 언니는 1학년 9월 모의고사 언어 영역에서 전교 68등. 그런데 2학년 3월에는 459등. 또 동생도 모의고사에서는 같은 기간 130등에서 301등으로 이렇게 큰 폭으로 또 하락하는 이러한 결과가 있는데요. 그래서 이러한 지금 교과 부분에 대해서도 굉장히 국민적으로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신뢰도가)많이 추락한 상태죠. 그런데 또 하나는요. 설사 고등학교에서 공정하게 다 기재를 했다고 치죠. 치더라도 대학에서 또 공정하게 뽑는가. 이것도 의문이란 말씀을 많이들 하세요. 한 교사분하고 제가 인터뷰를 했더니 그분 얘기가 '학종으로 대학에 떨어진 학생한테 너는 뭐 때문에 떨어졌는지를 도대체 설명을 해 줄 수가 없다. A는 붙고 B는 떨어졌는데 A는 왜 붙고 B는 왜 떨어졌는지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깜깜이 전형. 이런 얘기들을 하시거든요.
◆ 김해영> 그 부분이 사실 지금 굉장히 또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대학에서 그러한 자세한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 않습니까? 그래서 학생들이 본인이 왜 떨어졌는지 모르는 그러한 결과가 지금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차제에는 대학들의 이러한 입학 전형에 대한 어느 정도 평가 요소는 좀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공정성.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라는 얘기로 귀착이 되는 건데 대입의 77%를 차지하는 수시. 이 수시가 이런 전형 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은 건가라는 질문을 하게 돼요, 김 의원님. 물론 취지는 굉장히 좋습니다. 댄스 동아리도 하고 수상도 하고 거기다 공부까지 잘하고 이렇게 다양한 (재능을 가진)아이를, 그런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렇게 공정성이 담보 안 된다면 이대로 계속 가도 되는 겁니까?
◇ 김현정> 차라리 과거로 돌아가는 게 낫다, 이럴 바에는.
◆ 김해영> 그런 주장이 많은데요.
◇ 김현정> 취지가 안 살 바에는 과거가 낫지 않느냐. 차라리 공정하기라도 한.
◆ 김해영>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지금 정부에서는 2022학년도 이후부터는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지금보다 조금 올려서 30% 이상으로 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정시가 이제 23% 정도 되는데 이걸 30%로 늘리겠다는 게 이번에 나왔던 안이잖아요.
◆ 김해영> 나왔는데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국민적 불신을 감안하면 30%로 한다고 해도 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되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지난달에 이런 학종의 공정성과 고교 내신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토론회도 개최를 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정시 100%를 주장하는 단체들도 함께 참석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분들과도 토론회라든지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고요.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양쪽의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나 단체의 의견을 모두 종합적으로 잘 수렴해서 정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그러한 입시 제도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제가 좀 살펴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을 입시 좀비로 만들어서도 물론 안 되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자,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아이들 만들지 말자라고 도입한 학종이라는 거조차 책상 앞에 10시까지 앉아 있고 그다음에 댄스 동아리를 또 하러 가야 되는. 그래서 애들이 뭐라고 그러냐면 '학종 기계'라고 그런대요, 자기들은. (웃음)
◆ 김해영>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도입이 되었는데 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그런 우려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부담. 거기에다가 공정성까지 담보가 안 된다면 이것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자체 취지를 살릴 수 제고할 방향이, 개선할 방향이 있다면 좋겠고요.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예전이 낫겠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 상황에 대해서 오늘 수능날, 정치인들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시고 깊게 논의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해영>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해영> 네, 수험생 여러분, 응원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