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사라진 한반도…늦가을 미세먼지 왜?

닷새째 한반도 점령한 미세먼지…수도권 올 가을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동
중국·몽고發 서풍에 추운 날씨로 난방 등 연료 사용 증가
8일 비와 함께 대기 정체 풀리면 미세먼지도 물러갈 듯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 하늘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뒤덮이면서 수도권에는 올해 가을 들어 첫 비상저감조치까지 내려졌다.

지난주까지 청명했던 전국의 가을 하늘은 이번 주 들어 닷새 연속 이번 주 들어 뿌옇게 변했다.

급기야 환경부는 7일 아침 6시부터 밤 9시까지 서울·인천·경기도(경기도 연천군, 가평군, 양평군 제외) 지역에 올해 가을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흔히 미세먼지 피해라면 '봄철 황사'만 생각하기 쉽지만, 환경부 등 관련 부처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를 '미세먼지 시즌'으로 부를만큼 겨울철부터 미세먼지 피해가 심각하다.

여름이면 따듯한 북태평양 바다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한반도를 지배하는데다 장마비와 태풍 탓에 먼지가 씻겨 내려간다.

9~10월 초가을에도 기압계 흐름이 빨라 대기 순환이 원활하고, 북동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미세먼지 걱정이 줄어든다.

하지만 봄, 겨울은 중국이나 몽고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한반도를 덮쳐오면서 이들 지역의 건조한 고원·사막지대의 먼지나 공장·주거지대의 매연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향한다.

특히 올해는 중국 정부가 겨울철 대기오염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내에도 미세먼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미중 무역 마찰 등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지난달 29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의 환경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장이 "올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북부 지방은 10월 하순부터 난방을 시작하는데, 이 때 주로 질 낮은 석탄을 사용해 미세먼지 피해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정책으로 석탄을 이용한 난방과 공장 가동을 규제해왔다.

난방 수요에 따른 대기 오염이 악화되기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순부터 찾아온 때 이른 겨울 추위에 최근 난방 수요가 크게 늘면서 화력발전소 등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빠르게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고기압의 하강 기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유입된 초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한반도 상공에 그대로 자리 잡아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 반수진 연구사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난방 등 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미세먼지 배출도 증가했다"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기압 패턴도 달라진 가운데 대기 정체 영향 등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지난 3월 미세먼지(PM2.5) 일평균 기준이 기존 50㎍/㎥에서 35㎍/㎥로 강화되됐다"며 "기준 강화로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더 신경쓰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8일 전국에 비가 내리고 기압골에 변화가 생기면서 초미세먼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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