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장 실장은 물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설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결심한 바가 없다"며 부인했지만, 집권 3년차를 앞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참모진 교체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소득주도성장 입안에 관여한 김수현 수석에 대한 야권의 공세도 매섭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수석의 소통방식을 문제 삼으며 적임자 인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수석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포스트 장하성'에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김 수석은 그립감(장악력)이 쎄서 그동안 민주당하고도 소통이 안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권 관계자 역시 "청와대 정책실에서 각종 이슈를 좌지우지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 추진과 교육정책 관련 철학 부재를 꼽았다.
김 수석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공개 반대 표명이다.
이 이사장은 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정책실이 하는 일의 2/3가 경제다. 경제를 모르는 분은 정책실장을 맡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때부터 부동산 정책을 도맡았던 김 수석의 전공이 도시공학과 환경학인 것을 지적하면서 기재부장관과 함께 경제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청와대 내부도 조심스런 분위기다. 김 수석이 이렇다할 과오는 없지만 '경제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와 함께 실물경제를 고려하며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느냐는 고민도 묻어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장 실장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한다는 데는 (청와대 내부에) 일부 공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김 수석이 집중 조명되는 것은 또다른 부담"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현 정부 경제철학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히면서, 야당은 소득주도성장 설계에 깊히 관여한 김 수석의 정책실장 하마평에 발끈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수현 사회수석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거의 주창자나 다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간 갈등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장하설 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간 '불협화음'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만큼, 김 수석이 정책실장으로 승진할 경우 청와대와 기재부간 소모적인 신경전 2라운드가 재연될 게 뻔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진보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홍익대 전성인 교수 역시 5일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김수현 수석은 참여정부 때 동산 정책을 입안했던 사람이고 아마 사회정책적 분야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분"이라며 "그런데 너무나 많은 것을 알면 아무 일도 못 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에 부동산 정책이 뜨뜻미지근하게 나오고, (최근)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유치원 보육대란에도 정부는 진취적인 어떤 방향을 보이지 않고 그냥 조용히 가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며 "정책을 너무 좌고우면하면 개혁은 못하고 아마 총선에서도 패할 것"이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