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니니'라는 애칭, 영광이죠" 24살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도전

"악보에 매몰되지 않는 자유로운 연주 가능, 파가니니 음악의 매력"
"클래식 뿐 아니라 재즈 즐겨듣고 작곡도 틈틈히, 저만의 곡 만들고 싶어"

(사진=조은정 기자)
올해로 24살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애명은 '인모니니'이다.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곡 연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9년간 나오지 않았던 우승자의 자리를 한국인이 차지해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그가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5월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 전 곡을 공연한 실황이 담긴 앨범이다.

통상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개 전곡을 앨범으로 담기에는 스튜디오 녹음만 수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연주자의 체력적 한계 때문에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는 실황 앨범이 드문데, 24살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는 24개 곡을 관객들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음악으로 소화했고 이를 한 장의 앨범에 담았다.

양인모는 5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저만의 음악적인 결정에 확신이 생긴 것 같다"며 파가니니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베토벤 연주였다면 음악적으로 더 큰 구속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는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 악보에 매몰되지 않고 아이디어를 여러 방향으로 실현할 수 있다"며 "새로운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저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란하고 화려한 연주 기법을 요하는 파가니니의 음악에서 단순히 기교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음악적인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양인모는 "시중에 많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음반이 나와있지만 내 것은 뭐가 다를까 고민하고 연주할때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 앨범은 실황 음반이라 청중과의 긴장감, 소통하는 태도 등이 스며들어 있어서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파가니니 콩쿨 우승자로 각인된 만큼 그에게 파가니니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파가니니는 각별한 존재였다. 처음 레코딩을 했을때에 희열을 기억하고 있다"며 "전에는 기교적인 화려함에 매료됐는데 이 음악이 사람들 마음 속 깊숙히 자리잡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인간적인 파가니니의 면모를 더 개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조은정 기자
'인모니니'라는 애칭에 대해서도 "그런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이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다른 작곡가들의 레파토리도 늘려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금호아트홀에서 잇따라 연주를 열면서 국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양인모는 "한국 청중들이 훨씬 나이대가 젊고, 무대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활발한 국내 활동을 예고했다.

그는 20대 초반의 나이답게 스펀지처럼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연, 오케스트라와의 협주를 통해 음악적인 부분을 빨아들이는 듯 보였다. 지난 9월 초 협연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에게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데 연주를 하면서 상대를 설득시키는 방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클래식 음악에만 자신을 가두기엔 젊고 왕성한 20대 뮤지션이었다. 하루 두시간 정도 재즈 등 다른 장르의 음악까지 골고루 듣고 작곡에도 몰두하고 있다. 요즘은 로파이(Lo-fi : 8,90년대 유행한 저가 녹음장비와 악기를 통한 정제되지 않는 사운드) 음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클래식만 하고 싶지는 않지만 클래식을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 음악적 소견이 더 확고해질 수 있도록 더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며 "다른 장르의 음악도 클래식 만큼은 아니어도 저만의 곡을 만들 수 있으면 해볼 생각"이라고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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