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쾌재를 불렀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출시로 올해 4월 국내시장 점유율을 18.88%까지 끌어올리며 사상 첫 20%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5월부터 계속 감소하더니 14%까지 추락했다. 업계는 디젤차의 부진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 부진한 국산차…틈새 공략 실패한 수입차
국내완성차 5개사의 내수판매가 최근 10월에 깜짝 반등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실적을 9월 누적 판매량으로 한정하면 내수는 3.4%, 수출은 9.3%나 감소한 상태였다.
판매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그야말로 반 토막의 반 토막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감소해 2,889억 원을 기록했고 기아차도 시장 전망치(3,126억 원)보다 한참 낮은 1,173억 원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3분기 220억 원의 적자를 내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국산차의 부진에 수입차 업계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출시로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아우디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이후 2년 만인 올해 4월, 한국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아우디는 '노이즈마케팅'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신형 A3를 3,000만 원대에 내놓았고 실제 2,900대가 신규 등록되기도 했다.
이러한 기세 속에 수입차는 1월부터 꾸준히 국내시장 점유율을 18%대로 유지하더니 4월엔 18.88%까지 끌어올렸다. 사상 첫 20% 돌파가 무난하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BMW와 벤츠의 9월 판매량은 각각 2,052대, 1,943대였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각각 61.3%, 65.3% 줄어든 것으로 실적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일부에선 지난해와 비교해 수입차 총 판매량이 13.5% 늘었다고 하지만 지난해엔 아우디폭스바겐이 한국시장에 판매되지 않아 지난해 판매량은 적을 수 밖에 없다.
◇ 디젤 뜨자 수입차 떴고 디젤 지자 수입차 졌다
업계는 수입차 고전의 원인으로 디젤차의 부진을 꼽는다. 디젤 엔진과 함께 성장한 수입차가 디젤게이트와 BMW 화재사태 등 디젤차의 추락과 함께 후퇴했다는 것이다.
이후로도 수입차 중 디젤차의 비중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60%대를 유지했고 지난해까지도 계속해 가솔린을 앞질렀다.
하지만 '디젤게이트'에 이어 올해 여름 불거진 'BMW 연쇄화재' 등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면서 올해 디젤차의 비중은 44.1%까지 추락해 47%를 기록한 가솔린에 6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올해 9월 수입차 중 디젤차의 비중은 26.3%로 2010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솔린차는 세 배에 가까운 65%를 차지했다.
수입디젤차의 대표 모델인 BMW 520d의 9월 판매량은 197대로 6월 판매량 963대에 크게 못 미쳤다. 결국 국내에서 독일차를 필두로 디젤 열풍을 일으키며 성장한 수입차가 디젤 부진에 함께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환경문제 등으로 디젤에 대한 규제가 계속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탈(脫) 디젤'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