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 "비리 유치원 사태, 이젠 교육당국이 답할 차례"(종합)

엄마들 "비리 명단 공개 않는 교육당국도 책임"
아이들 손 잡고 40여명 학부모 참석…"유치원 이제 국가 회계시스템 도입해야"

20일 오전 서울 시청역 부근에서 학부모들이 '비리 유치원' 사태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김재완 기자)
사립유치원들이 회계부정 사태로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단체가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과 유치원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은 20일 오전 서울 시청역 4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아교육과 보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진유경씨는 "지난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지원비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회계규칙 개정 요구를 하면서 불발 시 휴업을 하려던 때부터 충격을 받았다"며 입을 뗐다.

이어 "딱 1년 뒤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명품백, 노래방, 헌금 등에 지원비가 쓰이는 기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의 엄마인 나도 1천원을 아이에게 주고 5백원을 썼다고 하면 잔돈이 어딨는 지 묻는다"며 "그런데 연간 2조원이 어디에 쓰이는 지도 모르고 감사도 안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당국에 대해 비판했다.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교육당국과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학부모이자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인 김신애씨는 "지난해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인천시교육청 등 전국 교육청에 감사결과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줄줄이 거부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비리유치원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당국 등 정부에 있다"며 "유아교육은 비지니스가 아닌 공공성이 확보돼야 하는 교육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엔 한 손엔 자녀의 손을, 다른 한 손엔 '엄마 비리 유치원 가기 싫어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든 학부모 40여명도 함께 했다.

대부분 30~40대 여성이었던 학부모들은 특히 '비리유치원' 사태를 낳은 회계비리애 대해 비판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6살 아들과 함께 온 강미정씨는 "아이들 위해서 써야될 국가 지원금이 유치원장들이 여행 가고 성인 용품 사는 것에 쓰이는 것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젠 사립유치원들이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사용해야한다"고 말했다.

7살 딸과 함께 온 박모(39)씨 또한, "이번 사태를 보며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자영업자란 생각도 들었다"며 "올바른 회계시스템 등이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부모들은 이날 집회를 통해 ▲한유총 및 교육 당국자 책임자 처벌 ▲에듀파인 도입 ▲국공립 단설 유치원 확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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