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카풀 문제 협의중"…'정면돌파' 언급도

"갈 수밖에 없다면 가야 하는 길" 규제개혁 강조…"사회적 합의와 합리적 보상 중요"

택시업계의 강력 반발에 부딪친 '카풀 허용'을 놓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정면돌파'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카풀 허용 여부에 대한 정부 방침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부처간 검토하면서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특히 카풀을 비롯한 공유경제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규제를 풀지 않고도 갈 수 있다면 방법을 생각하겠지만, 우리 경제가 그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회적 합의'와 '경제적 피해계층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김 부총리는 "가령 늦어도 10년 안에 자동차 자율주행 시대가 오고, 이는 관련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뀔 것을 의미한다"며 "어차피 갈 수밖에 없다면 가야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게 사회적 합의, 또 합리적 보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택시업계 수익구조나 임금체계 개편, 택배 등 택시기사의 새로운 서비스 허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면 카풀세 등을 부과해 잠재적 피해자에게 이익을 나누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김 부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평소 강조해온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의 원론적 방침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생존권을 내세운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가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6만명 이상이 운집한 이날 집회에서 전국택시연합회 박복규 회장은 "법망을 피해 자가용 승용차도 택시처럼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대형 IT업체가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는 게 어떻게 4차산업이냐"며 "차라리 벼룩의 간을 내먹으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가 '별도 직업을 가진 기사에 한해 하루 2회 카풀을 허용하는 방안을 사실상 굳혔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택시업계의 반발이 임계치에 다다를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국토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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