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대표적인 작품은 뮤지컬 '마틸다'와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이다.
보통 어린이 또는 가족 공연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어린이 관객과 함께 보는 만큼, 공연 내용의 수준이 어린이들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어린이 관객은 즐거울지라도, 어른 관객은 지루해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뮤지컬 '마틸다'와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두 작품은 어른의 눈높이에서 봐도 만족도가 높은 명품 가족공연으로 추천할 만하다.
똑똑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 마틸다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10살~12살 아역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점도 특징이다. 아역 배우의 뛰어난 활약은 동년배 어린이 관객에게 동질감을 선사해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흔치 않은 공연계에서 '마틸다'는 독보적이다.
전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 '마틸다'를 내놓은 신시컴퍼니의 목표는 분명하다. 바로 '관객 저변 확대'가 정체기에 빠진 공연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뮤지컬 '마틸다' 제작발표회에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뮤지컬은 미래 잠재 고객인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조부모까지 전 세대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내년 2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가족오페라, 또는 어린이 오페라라는 명칭이 달려 있지만, 그것은 스토리에만 국한될 뿐, 음악은 조금도 단조롭지 않다.
독일의 작곡가 훔퍼딩크가 작곡한 이 오페라 곡들은 독일 민요의 단순하고 소박한 멜로디부터 바그너를 모방한 현대적이고 복잡한 화성의 관현악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으로 동양인 지휘자 최초로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 데뷔한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은 "어린 시절에 '헨젤과 그레텔'을 오페라로 접한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어 본격적으로 오페라를 감상하게 되었을 때 바그너 음악의 화성이나 음악적 구조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야기는 아이들의 공포를 덜기 위해 원작보다 순화시켰다. 원작의 경우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없다. 친모가 빈곤을 이유로 아이들을 버리자고 친부에게 제안한 것에 대한 벌로, 아이들이 마녀의 보물을 집에 가져와 가난을 벗어나지만 엄마는 그 행복에 동참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페라는 부모가 아이들을 찾으러 와 마녀의 집에서 만나는 것으로 설정했다. 부모 상실에 대한 아이들의 두려움을 덜어주려는 장치이다.
윤 예술감독은 "이번 무대를 통해 미래의 잠재적 오페라 관객인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인 예술적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9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