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8일 현재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에서 8위에 머물러 있다. 67승75패1무로 승률 4할7푼2리를 기록 중이다.
꼭 1경기를 남겼지만 이겨도 PS 마지노선인 5위에 오를 수 없다. 5위 KIA와 6위 롯데, 7위 삼성이 남은 경기 전패를 하면 된다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KIA-롯데의 맞대결이 4번이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팀이 지면 다른 한 팀은 이길 수밖에 없기에 전패는 있을 수 없다. 오는 13일 LG는 SK와 인천 원정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올 시즌 전 LG는 2년 만의 PS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지난해를 아쉬운 6위로 마무리한 LG는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히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복귀한 김현수를 잡으며 의지를 다졌다.
류 감독에게는 계약금 6억 원, 연봉 5억 원 등 3년 총액 21억 원을 안겼다. 이는 국내 감독 최고 대우. 삼성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연 연속 정규리그 우승,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룬 류 감독에게 PS 진출의 중책을 맡겼다.
여기에 김현수와는 4년 115억 원의 거액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LG와 4년 95억 원에 합류한 좌완 차우찬과 함께 가을야구를 이끌 주축으로 기대를 모았다.
분위기를 바꾼 LG의 출발은 좋았다. 주포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부상이 있었지만 김현수가 외국인 선수급의 맹타를 휘둘렀고,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을 주축으로 한 선발진을 앞세워 2위 싸움을 펼쳤다. 6월 19일에는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타선의 중심 김현수의 낙마가 컸다. 김현수는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첫 경기인 지난달 4일 kt전에서 오른 발목 인대 부상으로 쓰러졌다. 타점(101개)과 득점(95개), 안타(164개) 1위를 달리던 김현수가 한 달 이상 빠지게 된 것. 가르시아의 부재로 주포지션인 좌익수 대신 1루를 맡다 생긴 일이었다.
공백은 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당시 5위였던 LG는 한 달여 만에 8위까지 떨어졌다. 리그 재개 이후 LG의 팀 타율은 9위(2할7푼)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더한 OPS는 최하위(.731)였다. 흔들린 마운드에 힘을 잃은 타선까지 하락세는 당연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9월 중순 6연패는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LG는 논란까지 휩싸였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따내며 복귀했지만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입대하지 않고 병역 혜택을 노리던 오지환이 애매한 성적에도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급기야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었고, 오는 10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있다. 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잖다.
올해 LG의 PS 실패에는 잠실 라이벌 두산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LG는 두산에 15연패에 허덕이다 겨우 1승을 거뒀다. 두산과 경기에서 반타작 정도만 했어도 LG는 가을야구에 갈 수 있었을 터였다. 5승만 거뒀어도 막판 승부를 띄울 수 있었다.
우승청부사 감독과 선수를 영입하며 올 시즌을 야심차게 출발했던 LG. 그러나 외인과 투타 주축들의 줄부상과 오지환 논란, 라이벌전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