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아베신조 총리를 만나, "미국과 일본은 북한 비핵화 성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조율되고 통일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폼페이오 장관에게 "방북 전에 일본을 방문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납북자와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미 국무부는 이날 저녁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까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우군 다지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아베 총리와의 회동에서 대북제재 유지를 한 목소리로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 언론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갖고 있는 협상 지렛대가 별로 없어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심지어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어서, 정상회담은 이제 북한과의 협상카드로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 스스로도 일본으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방북 후 대략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해. 회담 개최 자체는 거의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북제재 또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전까지 유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 미국 측에서 제재 일부 완화를 북한과의 협상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도 없는 상태다.
때문에 미국 ABC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기대치는 낮춘채(with low expectations), 압박은 크게 느끼면서(high pressure)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제안대로 미국과 북한이 핵시설의 검증된 폐기와 종전선언을 주고 받는 수준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또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는 어떻게 윤곽이 잡힐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한 뒤 다시 서울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또 다음날인 8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상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번과 같다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대화 상대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