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안보 정책에 약 20분간 질의를 이어갔다.
안 의원은 "종전선언 후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UN군 개입이 불가능하다",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한 예산은 국민에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며 문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안 의원의 발언은 사실일까?
◇ 체크 1: 종전선언 이후 북한이 남침 등 어떤 도발 하더라도 UN이나 미군 개입이 불가능하다?
대정부질문에서 안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핵 폐기 없이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북한이 남침 등 어떤 도발을 하더라도 UN이나 미군 개입이 불가능하다"며 "우리 안보는 무엇으로 담보하나"고 질의했다.
'종전선언은 UN사와 주한미군 철수를 수반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발언이다.
이에 이 총리는 "(북한의) 도발이 있다면 그 전의 합의는 당연히 무효화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의미의 선언이지 국제법상 강제성이나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UN이나 주한미군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주한미군은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의해 근거하기 때문에 종전선언, 평화협정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종전선언 이후 남침 등 도발을 한다면 스스로 종전선언을 위반하는 것이고 우리 의무도 자동으로 상실된다"며 "해당 전제 자체가 무의미하다"고도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도 비슷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국민보고에서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끝내자는 정치적 선언이자 평화협상의 시작"이라며 "유엔사의 지위나 주한미군 철수 등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체크 2,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안 예산은 국민에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안 의원은 통일 비용과 함께 정부의 비준동의안을 문제 삼았다. 그는 독일의 사례를 들며 "동,서독은 경제 격차가 1.5배 밖에 안됐는데도 (통일 후) 장기간 경기부진 겪고 고통 받았었다"며 "남북한의 격차가 45배기 때문에 통일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비용을 국회예산정책처는 4800조 월스트리트저널은 5500조까지 보고있는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안 내년도 예산안은 자세한 설명도 없이 덜렁 4800억 정도"라며 "국민에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따라서 정부의 예산안과 월스트리저널,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산은 같은 내용을 비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때문에 숫자만 놓고 직접적인 비교를 하거나 "정부가 적은 예산으로 국민을 속인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총리의 답변도 비슷했다.
이 총리는 답변에서 "이번(비준동의안)은 통일을 시야에 넣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정착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표기에 가시권 내에 있는 것을 토대로 추계한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간의 가변성을 감안해서, 장기적 추계가 아니라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동의해주십시오'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예산을 집행할 경우 국회의 심의와 확정을 받은 범위 내에서 집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통일 비용이 아니라, 당장 금액을 들여야 할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추산한 비용이기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도 1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일 비용 자체가 추산 시점과 전제에 따라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일 시점, 비용 소요 기간, 지원 내용 등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또 북한 경제 상황이나 남북 관계 등도 매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양무진 교수도 "통일 비용을 추산할 때, 평화적으로 통일이 이뤄졌을 경우와 그렇지 않고 흡수통일이 이뤄졌을 경우도 비용 차이가 난다"며 "평화적으로 통일이 이뤄질 경우 보통 비용이 훨씬 낮게 추계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 교수는 "보수야당이 통일비용 과다하게 보고 문제 제기하는 것은 혹 평화통일이 아닌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자문자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