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군산 늘어나는 유기견… 일부는 들개화되기도

버려진 중·대형견 7~8마리씩 무리지어 주택가에도 배회

군산유기견보호센터에서 호호중인 유기견들(사진=도상진 기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GM 군산공장 폐쇄로 고용 위기를 겪고 있는 전북 군산지역에 유기견이 늘고 일부는 들개화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역 핵심산업의 근간이 흔들린 군산 산업단지 지역은 일자리는 줄고 문을 닫는 협력업체도 늘었다.

일자리 감소는 경제 악화로 이어졌고 인구도 빠져나가면서 산업단지 주변 원룸은 공실률이 70%에 이를 정도가 됐다.

이러한 경기 악화로 인한 부작용은 키우다가 버려지는 유기견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군산유기견보호센터 이정호 센터장은 "올 들어 한 달 평균 버려지는 유기견은 최소 백 마리가 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센터장은 "이전 40~50마리 수준보다 2배 정도가 늘어난 것이며 특히 산업단지 주변지역에서는 한 달에 30~40마리의 유기견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버려지는 중·대형견들로 이미 들개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
들개화된 유기견들이 군산시 오식도동 아파트까지 들어와 배회하고 있다(사진=군산유기견보호센터 이정호 센터장 제공)

이 센터장은 "이들 들개떼는 고라니 등을 사냥할 정도로 야생화됐고 자체 번식을 통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협력업체 등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키우던 중·대형견들을 풀어놓고 간 것이 들개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대형견들이 7~8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면서 주민들의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군산시 오식도동 어린이집을 하는 51살 박 모씨는" 들개 무리가 어린 고라니를 물고 뜯는 모습이 아이들과 봤다"면서 "무서워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파트 안에까지 들개떼가 돌아다니고 있어 이동시에는 차량을 이용할 정도며 아이들을 놀이터에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산유기견보호센터 이정호 센터장은 "유기견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군산시의 관련 예산 부족하고 인력도 없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중·대형견의 경우 신고가 오면 구조하러 가지만 혼자 가서 잡아야 한다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전문구조인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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