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이후 세 번째 회담이다. 판문점에서 실무협상형태로 이뤄진 두 번의 만남과 달리 이번 회담은 대규모 대표단이 포함된 명실상부한 정상회담이다.
앞서 열린 회담도 그렇지만 이번 회담은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이어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과거처럼 상대방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한 탓이다.
이런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북측과 미국에서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를 필요로 했다. 그만큼 남측의 역할이 커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전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17일(오늘) 정상회담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는 표현으로 이번 회담의 중요성과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핵화 문제는 그동안 남북간의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
남측에서는 이전에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북측은 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간의 문제라며 논의자체를 거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가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비핵화 문제는 북한과 미국에도 그렇지만, 남북간의 다른 의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제협력등 남북간의 다른 의제는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 논의와 진전이 가능한 의제들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어떤 성과를 낼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정상에게 모두 북미관계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인 만큼 진전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특히 미국내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코너에 몰린 트럼트 대통령은 북한문제 해결이라는 정치적 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틀간의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외교무대에 어떤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갈지는 사실상 북한의 의지에 달렸다.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보여줬던 남북정상간의 진지한 논의가 이번에는 더 심도있게 이뤄져,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