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문워킹(moonwalking)’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이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로이터통신의 기사를 인용해 연설을 시작한 것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에는 박수와 환호‧갈채가 쏟아지지만 문재인 정권의 경제 헛발질에는 탄식과 절규가 넘쳐난다"고 비꼬았다.
그는 "문 정권 500일(9월 2일 기준) 동안 경제가 반 토막이 났다. 고용 참사, 분배 참사, 성장률 참사가 동시 다발로 터져 나왔다"며 비판의 근거로 제시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반(反)기업 정서가 낳은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이라며 "정책이 아닌 이념, 성장론이 아닌 분배 담론,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고갈, 세금 중독 등을 '불(火)의 고리'라고 평가 절하했다. 소득주도 성장 추진의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됐고, 이는 다시 일자리 고갈과 증세 등으로 이어지는데 악순환이라는 주장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결과 우리나라가 멸망한 과거 로마제국과 현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 등을 답습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임기 중에 무차별 세금 살포를 통해 정권의 인기를 관리하고, 임기가 끝난 뒤 나 몰라라 줄행랑치려는 심보 아니냐"며 "한국당은 세금중독과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폐 청산 기조에 대해선 "세금중독이 오히려 적폐"라며 역공을 폈다. "패륜과 불륜에 휩싸인 적폐"라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사진을 본회의장 전광판에 비추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의 폐기를 주장하면서, 정책 대안에 대해 "출산주도성장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문 정권에 제안한다"면서 "과감한 정책 전환으로 출산 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인 증세와 복지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이면서도 출산 장려와 관련된 복지는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 셈이다. 그는 "출산장려금은 매년 8조원씩, 연간수당은 첫해 1조 600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1조6000억원씩 늘어나 20년 후에는 매년 32조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아동수당 등 가족정책 지출 예산을 통합 운영할 경우 향후 20년간 총 356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계산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이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는데 향후 330조원이 소요된다"며 "미래세대에 세금 폭탄을 전가하는 부도덕한 예산 투입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증원 등 일자리 정책 대신 출산 복지 예산을 늘리자는 얘기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정기국회에서 한국당의 향후 정국 대응 방침의 일 단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 표현의 삭제 방침인 정부 입장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정부의 주적은 기업"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근로시간 단축, 탈(脫)원전 등의 정책을 '대못'이라고 표현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드루킹(댓글조작 혐의 전 민주당원의 필명)‧북한산 석탄 등을 규명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한편 정치개혁 분야에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동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중‧대선구제와 연동형 비례제 등 선거구제 개편과 내각제에 기반을 둔 분권형 개헌 등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바로잡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