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일 "특사단은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올해 3월 평양을 방문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인사들이 고스란히 재임명된 셈이다.
3월 특사단은 당시 평양에서 1박 2일 동안 머무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청와대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이번 특사단에 다시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국가안보실과는 별도로 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것으로 평가되는 윤 실장은 3월 특사단에도 이름을 올렸고,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가감없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특사단 역시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지도 관전포인트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친서 전달 여부는 지금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밝혔지만 북미간 비핵화 논의가 난항에 빠졌고 이를 타개할 '중재자' 문 대통령의 역할이 도드라지는 만큼 친서가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특사단이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한미간 긴밀한 정보교류와 소통 속에 대북특사 파견이 결정됐다는 청와대 설명을 감안하면,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미국이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비핵화 리스트' 제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특사단은) 4·27 정상회담과 6·12 센토사 합의를 기반으로 포괄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라 종전선언 문제와 비핵화 문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도 협의내용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단 의제에 비핵화 논의가 포함됐음을 사실상 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만큼, 당장의 결과물은 최근 무산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의 방북 재추진이다.
북미간 비핵화 논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만 속도를 낼 경우 한미 공조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특사단은 북미관계 정상화에도 일정정도 긍정적 신호를 이끌어내야 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특히 우리측 특사 파견 제안을 북측이 당일 수락했고, 문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뢰가 높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김 위원장도 북미간 교착상황을 풀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비핵화 해법을 놓고 김 위원장의 통큰 결단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