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8월 29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조혜진 종교부장
■ 대담 : 유낙준 의장주교 (대한성공회)
◇조혜진> 주교님, 안녕하세요?
◆유낙준> 네, 안녕하십니까?
◇조혜진> 이번에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로 선출되셨습니다. 의장주교로서 이제 하나님께서 불러주셨는데요. 앞으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사역을 하실 계획이실까요?
◆유낙준> 의장주교가 됐다고 해서 새로운 선언이기보다는 대한성공회는 기본적으로 성서에 기반을 해요. 성경을 되게 고귀하게 여기고, 성경대로 사는 것이 중요해요. 성경대로. 하나님 말씀은 어떤 시점에 감동을 줘요. 그 감동이 발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발로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발이거든요. 그렇게 살아야 돼요, 말씀대로. 감동받은만큼 바로 실현해야죠. 그러면 또 감동이 와요. 그러면 또 실현하고. 그래서 하나님 말씀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 이것이 기본적인 신앙인이라고 생각을 해요.
◇조혜진> 이제 발로 하는 사역을 말씀하셔서 제가 질문을 드리자면, 청소년 사역을 굉장히 오랫동안 해오셨잖아요. 그러니까 가출청소년, 소외된 청소년들과 이제 같이 부대끼면서 삶과 신앙을 나누셨는데, 특별히 어떤 계기 그런 게 있었을까요?
◆유낙준> 1960년대, 1963년도에 프랑스에서 신부님들이 공장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그때 프랑스에서는 그게 실패했어요. 그런데 그게 노동사제운동인데, 그것이 이제 영국으로 들어갔어요. 영국에서 성공회 신부님들이 공장에 가서 노동자들과 함께해서 노동사제운동이 꽃을 피웠어요. 그래서 이제 제가 사제서품을 받고서 노동사제가 되려고 했는데, 교회에서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더라고요.
◇조혜진> 성공회교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어요?
◆유낙준> 네, 노동사제로 살려고 했는데 그 때 주교님께서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어요. 그래서 ‘아, 그럼 달동네에 가겠습니다’ 그건 허락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기뻤죠. 달동네에 가서 사역을 하는데 이 사람들이 직업을 갖고 공동체로 일자리를 만들고 막 이렇게 해 가는데, 직업을 갖는 데에 있어서 가장 장애요인이 자기 자녀들이었어요. 자녀들을 누군가 돌보아줬으면 좋겠대요.
그래서 청소년들을 만나게 됐어요. 달동네의 가난한 사람들, 어머니 아버지들이 일을 하는데 거기 달동네에 있는 청소년들을 돌보아주면 자기들이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더라고요. ‘아, 그럼 그거 하겠다’ 그래서 청소년사역을 그 때부터 하게 됐던 겁니다.
◇조혜진>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청소년들과 계속 만나게 되셨고, 그들을 위한 사역을 하시게 됐던 거군요.
◆유낙준> 청소년들에게 초기에 많이 가르치려고 했다가 많이 좌절과 실망을 하고, 아주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청소년들이 친구로 될 때 일이 좋았고요. ‘청소년들에게서 내가 참으로 많은 걸 배웠구나’ 느꼈을 때 주교가 됐어요.
저는 제 나름대로 모든 걸 주려고, 제 경험과 지식을 주려고 했는데, 청소년들은 그 지식보다는 사랑을 더 요청을 했는데, 사랑보다도 정보를 줬어요. ‘이게 아니구나’ 하는 걸 깨우치게 된 거죠.
◇조혜진> 지금 한국교회가 ‘다음세대가 지금 문제다, 위기다’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그럼 지금 교회는 이들을 위해서 뭘 해야 한다고 보세요?
◆유낙준> 교회는 위로하는 공동체가 기본이에요. 기본 덕복이 돼야 돼요. 기본 가치가 돼야 되고. 그래서 교회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위로해주는 그 자리에 교회가 있어야 돼요. 다들 그 시대의 아픔을 갖고 있는데, 그 아픔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어른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많이 들어서 만나면 그냥 많이 들어주는 것 같아요, 제가.
◇조혜진> 이번에는 주교님께서 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남북화해, 평화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다음달에 아시아주교회의가 열리죠?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나요?
◆유낙준> ‘CCEA’는 '동남아주교회의'라고 하는 그 약자입니다. 주교님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이데올로기로, 또 냉전의 결과물로 이렇게 분열된 남한과 북한, 한반도의 이 분단을 통일시킬까 라고 했을 때 성서의 말씀은 그거예요. 고린도후서 5장 20절 말씀인데, ‘그리스도의 대사,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예수님이 평화의 사절로, 대사로 오신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자. 그러면 이 땅에 평화를 세우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기본행동이다’라는 거죠.
그러면 주교님들이 아시아의 주교님들과 여성 대표들이 모여서 ‘한반도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을 논의하게 되죠. 그래서 때로는 주교님들이 평양에 갈 수도 있고요. 때로는 분단현장을 바라보기도 하고요.
◇조혜진> 평양에 회의를 마치고 가신다고요?
◆유낙준> 원래는 그런 게 제 상상이었는데, 그것까지는 안 됐어요.
◇조혜진> 희망사항이셨던 거죠?
◆유낙준> 네.
◇조혜진> 그러니까 지금 모이셔가지고 한반도평화문제를 놓고 같이 논의도 하시고, 기도도 하시고, 이제 공부도 하실 텐데 이게 마쳐지면 각 나라로 돌아가서 어떤 행동이 있는 건가요?
◆유낙준> 각 나라의 주교님들이 대통령 자문위원이에요. 그러니까 매우 높죠. 그러니까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 각 나라에 돌아가서 각 나라 대통령님한테 한반도평화가 이렇게 진작됐다 고 대통령한테 자문을 충분히 드릴 수 있는 그런 부분이니까 매우 중요하죠.
◇조혜진> 아, 그래요? 굉장히 기대가 되네요.
◆유낙준> 그럼요. 아시아에 평화가 오는 거죠.
◇조혜진>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유낙준>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