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 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수입차의 횡포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車 팔면 끝?…고객관리는 뒷전
이미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14만 109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가까이 성장했고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15.6%(지난해 상반기 13.2%)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속도라면 연간 판매량이 30만 대를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CBS노컷뉴스가 잦은 결함을 지적한 재규어랜드로버는 국내시장에서 급성장한 수입 브랜드 중 하나다. 올 상반기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 늘어나 6,339대가 팔렸다. 실적은 이미 지난해 1조 원을 넘겼다.
하지만 랜드로버 고객들은 고공행진 하는 실적에 비해 고객관리는 형편없다고 지적한다.
2016년 9월,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구매한 A씨는 밀린 예약, 부품 부족 등의 이유로 터무니없이 오래 걸리는 서비스를 지적한다.
A씨는 "랜드로버의 경우 예약까지 보통 20~30일이 걸렸다"며 "예약 후 방문하면 결함에 대해 본사에 보고하고 부품을 받는 절차까지 다시 열흘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국을 덮친 BMW 화재 사태 역시 BMW는 부품 부족의 이유 등으로 리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들이 직접 평가하는 'JD파워(J.D.Power)'를 통해 자동차 등 각 분야의 브랜드 품질 순위를 매기는데 여기에는 '결함 건수', '부품 교환 건수'는 물론 '서비스 만족도'까지 담긴다.
잦은 DPF(디젤 미립자 필터) 고장을 겪다 최근 트랜스미션과 엔진까지 교체한 A씨는 "점검을 받아도 문제가 났고 원인을 물어도 답을 받지 못했다"며 "결국 주행하던 차가 멈추고 심지어 엔진까지 교체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에 직접 메일까지 보냈지만 아직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와 B씨는 정비 기간 고객 대응도 문제로 지적했다. 보통 차량이 정비에 들어가면 본사와 서비스센터는 정비 기간 동안 고객에게 다른 차를 제공하는 '대차 서비스'를 진행하지만 둘 모두 "제대로 된 대차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차량이 없어 대차가 늦어지는 경우는 물론 자신이 구매한 차보다 한참 저렴하고 작은 크기의 차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비를 맡긴 차의 할부금은 계속 나갔다.
◇ 소비자 "국토부 도움? 받아본 적 없다"…뒷짐 진 국토부
최근 미국의 JD파워 조사결과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나란히 최하위를 차지했다.
국내에는 이같은 공신력 있는 소비자들의 평가 절차가 없고 당국의 서비스에 대한 관리감독도 부실하다보니 결국 '부품 확보 문제' 등 각종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6년부터 최근 5월까지도 고객들로부터 DPF 문제를 신고받고도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엔진 결함 문제는 1년 가까이 조사 중이다.
'BMW 기술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불이 난 BMW 차량 2대는 DPF 정비불량과 DPF 미교체로 사고가 났다.
A씨는 "8개월 간 랜드로버와 다투는 동안 국토부의 도움은 받아본 적이 없다"며 "전화연결도 어렵다"고 말했다.